젊은 직장인 겨냥 지역특화 쇼핑몰 추가 오픈
장기 실적 부진 시달린 AK플라자, 근린형 쇼핑몰로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AK홀딩스 백화점 부문 에이케이에스앤디(AK S&D)가 경기도 군포시에 AK플라자 금정점을 오픈했다. 한때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갤러리아백화점과 빅4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AK플라자는 장기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취임 7개월을 맞이한 고준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선보인 금정점이 AK플라자 재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는 이날 경기도 군포시에 AK플라자 금정점을 오픈했다. AK플라자 금정점은 지하 1층과 지상 4층을 포함한 총 5개층으로 이뤄졌다. 이번 점포는 AK플라자가 5번째로 선보인 지역 특화 점포다.
이날 오픈한 금정점은 쇼핑몰 형태에 가깝다. AK플라자는 과거 AK플라자 백화점과 AK& 쇼핑몰로 운영해왔으나 지난해 브랜드명을 통합해 모두 AK플라자로 운영하고 있다. AK플라자 백화점 부문의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쇼핑몰 영역까지 확대해 마케팅 역량을 집중 강화하겠단 의미다.
금정점은 국내 유통기업에서 잘 선보이지 않는 NSC(Neighborhood Shopping Center·지역친화형 쇼핑센터)으로 주상복합건물에 들어섰다. 특히 금정점은 젊은 직장인이 많다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유니클로·탑텐 등 SPA 브랜드와 골프, 필라테스 등 레저 시설, 식당가 등을 주로 입점시켰다.
AK플라자 관계자는 “금정점은 오피스 상권으로 젊은 직장인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지역 주요 이용자 특성에 맞춘 시설로 꾸렸다”며 “앞으로도 지역에 특화된 MD를 선별, 상권 콘셉트에 맞춘 점포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금정점의 오픈은 고 대표 취임 후 첫 신규점포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고 대표는 지난해 12월 AK홀딩스 전략담당 임원을 지내던 중 신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당시 AK플라자는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단 판단 하에 취임한지 1년이 된 김재천 대표 대신 고 대표를 AK플라자 대표로 임명했다.
고 대표는 수도권 신도시 및 신흥 상권을 중심으로 지역 특색을 담은 점포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한 때 백화점 빅4를 넘보던 AK플라자는 경쟁사 대비 약한 브랜드력, 수익성 악화 등 이유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때 백화점 빅4 자리를 넘봤지만 경쟁사 대비 외형 성장이 더뎠다.
현재 백화점 업계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전체 시장에서 8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AK플라자 시장점유율은 2018년 4.4%, 2019년 4.3%, 2020년 4%, 2021년 3.6%로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여기에 AK플라자는 최근 몇 년 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K플라자를 운영하는 AK S&D는 지난해 매출 2267억원, 영업손실 2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4년 전인 2018년보다 매출은 610억원, 영업이익은 297억원이나 하락했다.
이처럼 AK플라자가 장기간 실적 침체를 겪은 상황에서 고 대표의 어깨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적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도 신규 점포를 출점하며 공격적으로 경영을 펴고 있는 터라 AK플라자가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AK플라자 금정점 성공여부도 낙관하기 어렵다. 적자를 탈피하기 위해 신규 매장 점포로 규모의 경제를 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금정점에는 명품 브랜드가 전무하고 금정점만의 특별한 브랜드도 입점되지 않았다. 또 금정점에서 2㎞ 떨어진 곳에 롯데백화점 평촌점이 위치해 롯데와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결국 AK플라자가 전략적으로 미는 ‘지역별 콘셉트’ 전략이 통할지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AK플라자가 근린형 쇼핑몰 형태로는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역 상권에 맞는 쇼핑몰은 아웃렛 형태와 유사하게 운영이 된다”며 “백화점대신 쇼핑몰 형태로 사업을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큰 수익을 내기 어렵고, 브랜드력도 현재로서 뒤처지는 상황이라 AK플라자가 악화된 수익성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