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 일본서 '보류'된 코로나19 치료제 국내서 긴급사용승인 추진
보건당국 “국내 팍스로비드 물량 충분···오미크론 효능 입증돼야”
신풍제약, 3상에 'BA.5' 환자도 포함···긴급사용승인 가능성 주목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의 우세종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국산 치료제 탄생에 경고등이 켜졌다. 대부분 델타 변이 확산 때 개발돼 현재 추가적인 효능 검증이 불가피한 데다, 이미 사기존에 용돼온 치료제의 물량도 충분한 만큼, 국산 치료제의 긴급사용이 시급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방역당국은 국산 치료제의 국내 긴급사용승인도 요원하다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대표적인 국내 기업 일동제약과 신풍제약이 상용화를 앞두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치료제를 공동 개발 중인 일동제약은 가장 큰 기대를 모았지만, 전날 시오노기제약이 일본 허가당국으로부터 '조코바'의 긴급승인 보류 통보를 받으면서 상용화가 좌절됐다.
앞서 시오노기제약은 조코바의 2상 결과를 토대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해 상용화를 앞당기려 했지만, 일본 허가당국은 지난달 첫 심의에 이어 이번에도 보류 결정을 내렸다. 당국은 3상 결과를 통해 유효성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파트너사인 일동제약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이날 최성구 일동제약 사장은 일본이 아닌 국내에서의 긴급사용승인 추진 계획을 밝혔다. 지난 5월 조코바의 국내 3상 투약을 완료해 이미 결과 분석에 돌입한 만큼, 8월까지 중간결과를 도출하겠다는 목표에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일본 허가당국의 보류 결정은 아쉽지만, 일동은 치료제 승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여러 대책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긴급사용승인 추진이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국내 긴급사용승인은 우선 질병관리청의 판단을 거쳐, 허가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식 심의를 받는 절차를 통한다. 다만 정부는 국산 치료제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통상 긴급사용승인은 기존 치료제가 부족하거나, 다른 치료제들보다 확연히 높은 효능이 검증됐을 때 진행된다"며 "아직 팍스로비드 재고가 충분한 데다, 조코바는 현재 우세종이 된 BA.5에 대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현재로선 긴급사용승인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유주헌 코로나19치료제·백신개발범정부지원위원회 총괄팀장도 "앞으로 팍스로비드가 더 들어올 예정이라 물량은 충분하다"며 "시급성을 인정받으려면, 추가 임상을 통해 BA.5에 대한 효능 입증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신풍제약 역시 3상에 속도를 올리고 있지만, 긴급사용승인이 요원하긴 마찬가지다.
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현재 국내 400명에 대한 모집을 완료해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전 세계 1420명 모집을 목표로 3상을 진행 중이지만,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면, 모집 완료 전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현재 BA.5 등 오미크론 변이 효능 검증을 위해 BA.5 환자를 임상 대상자에 포함하면서, 결과 도출 시기는 당초 계획보다 미뤄질 전망이다.
신풍제약은 올 상반기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목표로 개발에 매진했지만, 대상자 모집에 난항을 겪었다. 개발이 당초 계획보다 상당 기간 지연돼 개발 중단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신풍제약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임상 환자 모집 현황, 개발 시기 등 공지를 삼가라는 내용의 안내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