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코믹스 핵심 구성원들, 웹툰·웹소설 플랫폼 창업
지식교양 웹툰 '이만배', 4060 타깃 웹소설 '텍스트소다'
'네카오'·'리디'와 달라···'스페셜티 스토어'로 차별화 전략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국내 웹툰·웹소설 시장의 양대산맥인 네이버, 카카오에 '콘텐츠 유니콘' 리디가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며 시장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레진코믹스 출신 창업가들은 '전문 콘텐츠'로 차별화를 시도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웹툰 시장은 2020년 기준 1조500억원, 웹소설 시장은 6000억원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네이버·카카오는 물론, 국내 웹툰 유료화 시장을 개척한 레진코믹스와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한 리디가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레진코믹스는 지난해 국내 최대 웹툰 제작사 키다리스튜디오에 인수됐다.
지난해 레진코믹스 출신 핵심 인재들은 레진에서의 노하우를 활용해 새로운 웹툰 플랫폼을 탄생시켰다. 국내 여러 종합 콘텐츠 플랫폼들 사이에 전문적인 콘텐츠와 보다 명확한 타깃층으로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취지다.
지난해 7월 설립한 노틸러스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창립멤버인 이성업 대표가 창업한 지식교양 웹툰 스타트업이다. 주요 서비스인 '이만배(이걸, 만화로 배워!?)'는 내달 15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웹툰에 에듀테크를 접목한 노틸러스의 서비스는 이성업 대표의 이력 영향이 컸다. 2018년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신임 대표로 선임된 이 대표는 앞서 네이버와 라인플러스에서 기획 마케팅을 담당하기도 했다. 라인의 아동 교육 콘텐츠를 기획한 데 이어, 레진을 글로벌 웹툰 플랫폼으로 키워낸 것이다. 노틸러스에는 이 대표 외에도 개발자, 콘텐츠PD 등 레진 출신 인력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이 대표는 "평소 국내 교육 콘텐츠의 다원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라인과 레진에서의 경험을 살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틸러스 서비스를 고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역사, 과학, 인문학 등을 웹툰 콘텐츠로 제공하는 '이만배'는 내달 10여개의 작품으로 출발해, 연내 100개에 달하는 작품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갈로아 작가의 <공룡의 생태>와 <곤충의 진화>와 더불어 '노틸러스 오리지널' 작품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노틸러스는 10억원이 넘는 시드투자에 최근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로 누적 투자금 45억원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이만배는 웹툰 시장의 '스페셜티 스토어(전문 상점)'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교육 웹툰에 초점을 맞췄다면, 레진코믹스에서 콘텐츠 사업을 총괄했던 서현철 대표는 중장년 세대를 위한 웹소설 콘텐츠에 집중했다.
서 대표는 지난해 3월 디엘피스튜디오를 설립해 판타지무협 웹소설 '판무림'과 웹소설 구독 플랫폼 '텍스트소다'를 출시했다. 역시 레진 출신의 다양한 인력들이 참여하고 있다.
12일 공개된 텍스트소다는 4060 중장년층을 겨냥해 판타지, 무협 소설을 제공하고 있다. 월 9900원에 완결 작품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확보한 완결 작품은 110여개로, 보름마다 20편씩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레진코믹스는 아무래도 수익을 내야 하다 보니 특정 장르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었다"며 "텍스트소다는 월정액으로 운영되는 만큼 특정 작품의 매출에 크게 좌우되지 않아, 분량이나 장르 면에서 자율적"이라고 밝혔다.
장편의 웹툰·웹소설, 다소 자극적인 소재의 콘텐츠로 채워졌던 기존 플랫폼과는 달리, 비교적 분량이 짧은 단편이나 잔잔한 드라마 장르의 콘텐츠 등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질 것이란 평가다. 최근 매쉬업엔젤스로부터 3억원 정도의 시드투자를 확보한 디엘피스튜디오는 다음 투자 유치를 준비해 사업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