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타임 증가로 D램·파운드리 장비 입고 시점 늦춰져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의 D램·파운드리 생산 라인인 평택 P3 장비 입고가 당초 계획보다 2~3개월 정도 지연될 전망이다. 클린룸 조성이 늦어지면서 낸드플래시 장비 반입 시점이 뒤로 밀렸고, 장비 리드타임(주문 후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 증가로 D램과 파운드리 라인 구축 소요시간도 예상보다 길어졌다.

장비사들은 설비 도입이 늦어지면 매출 인식이 이연된단 점에서 반입 시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로 장비 발주가 축소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P3 공장의 D램 장비 반입 시기는 오는 10월, 파운드리 장비는 12월쯤으로 전망된다. 당초 D램과 파운드리 장비는 각각 이달과 10월 중에 설치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2~3개월가량 지연될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장비 리드타임 증가가 P3 라인 구축에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3~6개월 수준이었던 장비 리드타임은 최근 18~30개월로 최대 5배 이상 증가했다. 물류난과 부품 공급 부족으로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5월부터 P3 공장에 반입되고 있는 낸드플래시 장비도 입고 일정이 당초 4월에서 한 달 가량 미뤄졌다. 클린룸 조성이 5월에 완료되면서 낸드 장비 반입이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중 완공이 목표인 P3에 낸드플래시, D램, 파운드리 순서로 장비를 들일 계획이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P3 낸드 클린룸 조성이 딜레이되면서 전반적인 일정이 밀리고 라인 셋업도 지연되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장비 발주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원재료 수급 불균형이나 물류 이슈 때문에 정상적인 장비 입고가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장비 입고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 연말 P3 완공과 내년 상반기 중 가동 돌입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P3는 클린룸 규모가 축구장 면적 25개에 해당하는 70만㎡인 세계 최대 크기의 반도체 생산 라인이다.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모두 양산하는 복합 생산라인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반도체 클린룸 생산 현장.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생산 현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이 설비투자 규모를 줄여 장비 발주량 자체가 감소할 수 있단 가능성도 제기된다. IT제품 판매 부진으로 하반기에 반도체 수요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장비 투자가 축소될 수 있단 우려다. 마이크론은 최근 신규 설비투자를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SK하이닉스도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청주 공장 증설 계획을 전격 보류한 바 있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입고 지연으로 매출 인식 시점이 연쇄적으로 밀릴 수 있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