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율 25%→22% 감면안 담은 세제개편안 조만간 발표
투자 및 고용 늘겠지만 해외 투자 유턴 효과는 의문
당장 세수는 감소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효과 기대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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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정부가 본격적으로 세제개편에 팔 걷고 나선 가운데, 특히 법인세 인하와 관련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계에선 그동안 과도한 법인세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경영활동에 있어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감이 감지된다.

지난 18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2022년도 세제개편안 당정협의를 열고 법인세 및 소득세 완화를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조만간 기획재정부가 개편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인데,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재계에선 끊임없이 과도한 법인세율을 개편해줄 것을 정부에 호소해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법인세 부담률(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은 3.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6위 수준이다. 특히 최근 들어 세금 부담이 오히려 높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8년 정부는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과표구간을 4단계로 확대하고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3%p 인상했다.

일각에선 법인세를 인하해 준다고 기업들이 투자 및 고용을 하겠느냐는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재계에선 선순환 효과가 확실한 것은 물론, 해외기업들과의 경쟁에 있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상호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기업들이 법인세세율을 1% 줄일 때마다 투자를 3.6% 늘린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똑같이 같은 돈을 벌어도 법인세율이 낮은 해외기업들은 그 돈으로 더 투자를 하고 경쟁력을 키울 때 국내 기업들만 그렇게 못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한 대기업 인사는 “매출 및 수익규모가 큰 대기업에게 3% 인하는 적은 수치가 아니다”며 “여력이 더 생기면 투자를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법인세율 인하로 당장 세수가 줄어드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법인세 의존도(전체세수 대비 법인세수 비중)는 19.6%로 OECD 4위 수준이다.

이와 반대로 오히려 긍정적인 경제효과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들이 투자여력이 생겨 매출과 수익이 늘면 장기적으로 파이 자체를 키워 더 많은 세금을 낼 수 있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또 기업들의 부담이 줄어들어 그 혜택이 직장인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면 그것 자체가 긍정적 효과가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한 IT기업 종사자는 “경영환경이 안 좋아져서 점점 회사와 내 앞날이 걱정되는데, 기업들 부담 줄여주는 것을 주저하다 회사들 망하고 실업자 생기면 그때 세금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기업들에게 세수를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법인세를 인하한다고 세수를 걱정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들에게 정부가 의존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쓸데없이 새는 세금을 맞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법인세 인하로 국내 투자가 늘어날 순 있지만 기업들의 해외 투자 흐름을 바꾸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해외와 국내를 놓고 투자를 고민할 때 고려 요소가 법인세율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인사는 “기업들이 해외에 투자할 때엔 혜택을 받는 것들도 있지만 현지 기업 및 정부와의 협업, 시장공략 등 전략적으로 꼭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와 같은 조건에서 투자를 놓고 고민할 때 국내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계획들을 발표했지만 최근 둘러싼 모든 지표들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법인세 인하는 기업들이 차질없이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해주고 부담을 덜어주는 단비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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