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포인트 혜택 축소·폐지···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적용 논란
제휴 현대카드 적립 5%, 월 20만원까지만 적용···공정위 조사 단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최근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시 지급하던 일부 페이 포인트 혜택을 축소 또는 폐지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네이버쇼핑은 쿠팡보다 느린 배송에도 쏠쏠한 포인트 혜택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다. 최대 1% 적립 혜택인 네이버쇼핑의 강점이 사라지면 자연스레 이용자도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쇼핑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커머스 기업은 ‘네이버·쿠팡·SSG닷컴’ 등 3강 체제로 형성돼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이 조사한 지난해 결제금액 기준 이커머스 순위는 네이버(36조원), 쿠팡(34조원), SSG닷컴(24조원) 등 순이다.

현재 네이버는 단순 포털 검색을 넘어 상품 가격과 배송비 등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가격 비교, 장보기, 백화점·아웃렛 상품 판매 등 다양한 리테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즉 네이버는 ‘검색→쇼핑→결제’로 이어지는 네이버만의 특수한 생태계로 충성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커머스 3강 멤버십 비교. /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커머스 3강 멤버십 비교. / 표=김은실 디자이너

그간 이커머스 기업 중 유일하게 ‘느린 배송’이 한계로 지목돼온 네이버는 올해 CJ대한통운과 함께 6개 이상의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하고 당일·새벽배송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물류 인프라 역량을 갖춘 CJ대한통운과 배송 경쟁력까지 갖춘 네이버쇼핑은 지금보다 더 많은 충성고객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최근 네이버는 자사 강점이던 네이버페이 적립 혜택을 축소하거나 폐지해 논란을 빚고 있다. 네이버는 쿠팡이나 SSG닷컴과 달리 네이버페이를 통한 포인트 혜택을 제공해왔다. 네이버 측은 “바뀐 적립률은 최종 결제 단계에서 안내한다”고 밝혔지만 그간 쇼핑시 최대 1% 적립 혜택을 제공했던 것이 사라져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이용자 혜택이 바뀌었음에도 네이버페이 웹사이트에서는 이와 관련해 사전 공지나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페이를 통한 배달의민족 결제시 적립률은 지난달까지 0.2%였으나 0%로 바뀌었다. 예스24앱과 교보문고 앱을 통한 책 주문에도 기존 적립 혜택은 찾아볼 수 없다. 그간 온라인 서점은 네이버페이로 결제시 1%의 적립 혜택이 제공돼왔다.

네이버의 높은 적립 혜택은 네이버쇼핑 이용률을 늘리는데 큰 효과가 있었다. 또 네이버는 2015년 네이버페이 출시 이후 서비스를 이용하면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금액의 1%를 포인트로 쌓아준다고 하며 빠르게 사용자를 늘렸다. 모바일 리서치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모바일 쇼핑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따르면 전국 만 20~4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52.8% 응답자가 유료 쇼핑멤버십을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 중 네이버 멤버십 이용률은 41.8%였다.

직장인 김아무개씨(33)는 “빠른 배송보다 네이버로 상품을 검색하다 최저가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해서 네이버쇼핑을 자주 이용해왔다”며 “같은 상품이여도 네이버멤버십 표시가 있으면 포인트가 더 쌓여 그 상품을 구매해왔는데 혜택이 줄어들면 네이버쇼핑으로 굳이 구매할 이유가 없을거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네이버는 제휴카드 논란도 빚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네이버가 현대카드 이용 혜택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 수를 부풀려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는 것을 조사에 착수했다.

네이버는 ‘네이버 현대카드’를 발급받아 이용하면 네이버 멤버십 적립 최대 5%에 네이버 현대카드 추가 적립 5%를 더해 최대 10%, 월 최대 1142만원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고 광고했다. 그러나 이는 월 이용금액 20만원까지만 적용돼 이용자 혜택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고 짧게 답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쇼핑 이용자수가 800만명, 쿠팡은 10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네이버의 대처에 따라 이용자수가 대폭 이탈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결제금액 기준 쿠팡(9조6226억원)이 네이버(9조4834억원)를 넘어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네이버쇼핑의 혜택 축소는 곧 이용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1분기 쿠팡에게 1위를 뺏긴 상황에서 소비자 혜택이나 서비스를 대폭 늘리지 않으면 쿠팡에게 완전히 선두권을 뻇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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