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우성, 지난주 현장설명회 열었지만 참석한 건설사 없어
올해 시공사 선정한 강촌·코오롱·한가람 모두 경쟁입찰 성립 실패···우협대상과 수의계약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대통령 용산시대 개막과 각종 호재로 주목받은 서울 용산구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시공사 선정에는 거듭 난항을 겪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용산에 점이라도 찍어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주목도가 높지만, 건설사들은 용산의 리모델링 사업장에 점 찍어두는 일이 없어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의 진행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까닭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촌 우성 리모델링 조합은 지난 14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현장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참석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었다. 조합은 앞서 이달 7일에도 현장설명회를 열었으나 참여한 건설사가 없어 2차 현장설명회까지 열게 됐다. 조합 관계자는 “그간 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대우건설 네 곳이 단지 안에 현수막을 걸어두는 등 관심을 보여왔지만 참석은 하지 않았다”며 “추후 3차 현장설명회를 열지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지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지 정비사업은 용산구 이촌로 193(이촌동) 일원 7215.4㎡를 대상으로 한다. 이촌우성은 현재 243가구 규모의 단지로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지상 21층에 이르는 공동주택 272가구 규모의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하철4호선과 경의중앙선 이촌역이 도보권에 있는 더블역세권인데다 단지 앞쪽으로 한강이 흐르고 인근에는 이촌한강공원, 서빙고근린공원, 용산가족공원 등이 위치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시공사 선정에 애를 먹는 건 이촌 우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리모델링은 준공 15년이 지나고, 안전진단 C등급(수직증축은 B등급) 이상이면 추진할 수 있는 등 재건축보다 규제가 덜 해 추진하는 단지는 늘었다. 이촌동만 하더라도 리모델링 추진 단지 가운데 올 해 들어 시공사를 선정한 단지만도 세 곳에 이르는데, 세 개 단지 모두 경쟁입찰 성립에는 실패했다.
결국 올해 2월 강촌아파트는 단독으로 응찰한 현대건설을, 3월 코오롱아파트 역시 단독 응찰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지난달에는 한가람아파트가 두 번의 유찰 끝에 수의계약으로 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9월 중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처럼 한강변 알짜입지라는 이촌동 역시도 리모델링이라는 한계 때문에 시공사 선정이 수의계약으로 굳어가는 분위기다. 다수의 건설사가 리모델링 사업의 수익이 재건축보다 적다고 판단함에 따라 재건축 사업장보다 몸 사리는 모습을 취하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부 리모델링을 전문으로 하던 건설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공사가 리모델링 준공 사례가 많지 않아 안전마진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해 재건축처럼 경쟁적으로 달려들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재개발 사업장인 한남2구역만 하더라도 시공사 선정 입찰 전부터 열기가 뜨거운데 리모델링 사업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처럼 리모델링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은 수의계약으로 굳어지는 분위기이지만, 조합 입장에서는 다수의 건설사가 경쟁하는 게 유리한 사업조건을 찾는데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3년 전 잠원훼미리 시공사 선정 이후 리모델링 시장에서는 경쟁입찰 성립이 전무했다”며 “수의계약을 관행으로 여겨 조합원의 선택권이 좁아진다면 리모델링 시장의 확장성에도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