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TF장 맡아 진두지휘
초기 서비스, 물류·의료용·지역관광 등 예상

하민용 SK텔레콤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가 지난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UAM 사업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SK텔레콤
하민용 SK텔레콤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가 지난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UAM 사업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SK텔레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이 오는 2025년 정부 상용화 시점에 맞춰 ‘도심항공교통(UAM)’ 서비스를 출시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초기 서비스는 물류, 의료, 지역 관광 등 분야에서 발굴될 전망이다. 향후 운항·관제·통신·서비스플랫폼 등을 통합 제공하는 서비스 공급자 역할이 목표다.

SK텔레콤은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 ‘2022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UAM 사업 추진 현황 및 계획을 발표했다. UAM은 수직이착륙 할 수 있는 전기동력비행체(e-VTOL)를 활용한 차세대 교통체계로, ‘에어택시’, ‘플라잉 카’ 등으로도 불린다.

회사는 5대 사업군 중 하나인 커넥티드 인텔리전스의 핵심 사업으로 UAM을 꼽고 역량을 집중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직접 총괄하는 50명 규모의 ‘UAM사업추진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사업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TF에는 통신 기술·인프라, 전략, 사업개발, 대외협력(CR), 파트너십 등을 담당하는 10개 임원조직이 참여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 UAM 시장은 작년 70억달러(약 8조7900억원)에서 2040년 1조4740억달러(약 1851조3400억원)로 급증할 전망이다.

하민용 SK텔레콤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는 이날 행사에서 “커넥티드 인텔리전스의 첫 사례로 UAM을 추진 중”이라며 “국내서 SK텔레콤보다 UAM을 잘하는 사업자가 없단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 SKT “가장 먼저 UAM 상용화할 것”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5월말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국토정보공사와 함께 국토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챌린지(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 실증사업 참여 제안서를 제출했다.

해당 사업은 오는 2025년까지 UAM 상용화를 목표로 신기술과 향후 연구개발 성과물을 전남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 시험장에서 테스트하는 실증사업이다. 통신업계에서 SK텔레콤 외에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컨소시엄을 통해 사업 참여 제안서를 제출했다. 실증사업 참여사는 오는 11월 선정된다.

SK텔레콤은 글로벌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과의 협력을 통해 정부 실증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 CDO는 “내년 예정된 실증사업 1, 2단계에 동시에 참여할 것이다. 컨소시엄 중 가장 먼저 UAM 기체를 도입하고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 컨소시엄과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준비 중이다. 고흥에 전용 통신망을 구축하고, 티맵 기반 MaaS 플랫폼도 실증사업 단계에서 테스트할 계획이다. 2024년 상반기 조비 기체가 양산되면 들여와서 2단계 실증사업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기체 제조사는 (기체) 완성 시점을 2025년 이후로 보고 있다. 2024년에 실증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기체는 조비사뿐”이라며 “국토부가 예정대로 UAM 사업권을 주고 상용화를 시작한다면 바로 서비스할 수 있는 준비 상태를 갖출 것이다. 2024년말 사업화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제주항공 등 항공사 대비 기체 운항 경험이 부족하단 우려에 대해 조비 에비에이션의 운항 노하우를 활용하는 한편, 충분한 운항 노하우를 갖춘 사업자와 추가 파트너십도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하 CDO는 “지금 컨소시엄 멤버뿐 아니라 기존 운항사 경험을 가진 곳과 얘기 중이다. 올해나 조속한 시일 내 대책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건 SK텔레콤 UAM사업추진팀장도 “운항 경험은 굉장히 중요하다. 다만 도심 내 고객의 일상으로 들어가는 건 기존 항공사 입장에서도 도전 영역”이라며 “조비는 미국에서 실제 운항서비스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우리에게 큰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민용 SK텔레콤 CDO(오른쪽)와 이석건 SK텔레콤 UAM사업추진팀 팀장이 지난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UAM 사업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하민용 SK텔레콤 CDO(오른쪽)와 이석건 SK텔레콤 UAM사업추진팀 팀장이 지난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UAM 사업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SK텔레콤은 2025년 UAM 상용화 초기 지역 관광이나 의료용, 물류 등을 타깃으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UAM 운송 경험을 쌓고, 기체에 대한 안전성을 증명한 뒤 사람을 수송하는 에어택시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은 UAM 사업의 운항·관제·통신·서비스플랫폼 등을 통합 제공하는 서비스 공급자로서 자리매김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하 CDO는 “서비스 초기 저밀도 지역의 관광이나 의료용, 물류 등은 굳이 사람이 타지 않아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서비스 초기부터 기체를 수백대 도입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소수의 기체를 도입해 사람 운송에도 자신감이 생기고, 국민이 수용할 정도의 안전성을 증명하는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UAM이 시장에서 잘 받아들여지면 본격적으로 운송수단으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항공운항서비스 개념을 확장해 UAM 예약, 탑승, 비행, 지상교통 연계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 국제모터쇼'에 마련된 SK텔레콤 전시관 / 사진 = 김용수 기자
지난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 국제모터쇼'에 마련된 SK텔레콤 전시관 / 사진 = 김용수 기자

◇ SKT, UAM 특별법 제정 필요성 강조···국토부, 다음달 국회 발의 예정

이날 SK텔레콤은 특별법 형태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산업인 만큼 기존 항공법 적용은 한계가 있단 설명이다.

이 팀장은 “국토부에서 용역을 맡겨서 한국교통연구원과 교통안전공단이 같이 특별법을 검토하고 있다. UAM 팀코리아 멤버들이 같이 회람하고, 의견 전달하는 등 논의 중”이라며 “연내 발의하는 걸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원하는 건 규제가 빨리 나오는 것이다. 기체라는 게 당연히 기존 항공기와 다른 형태이기 때문에 조비뿐만 아니라 각 eVTOL사가 다른 형태로 기체를 만들고 있다. 어떤 기준으로 기체를 형식인증하고 감항인증을 줄 건지, 서비스할 수 있는 기업은 어떤 자격을 갖출것인지 등이 정해졌으면 좋겠단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야구장에서 열린 'UAM 팀 코리아 전략포럼'에서 “민간과 정부가 함께 안전성을 점검하고, 신기술에 맞도록 규제 합리화를 추진하면서 도심 내 실증노선도 조속히 확정하겠다”며 이르면 다음달 중 항공 부문 등 규제특례 사항을 포함한 'UAM 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원 장관은 UAM 초기 상용화를 위한 주요 정책방향으로 UAM법 제정, 상용화 실증사업 추진, 상용화 시범사업 추진, 핵심기술연구개발 계획 등을 제시했다.

그는 “수상택시처럼 처음에는 주목받았지만 머지않아 국민 기억속에 사라졌던 사례도 있다”며 “UAM이 실효성 있는 이동수단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안전성과 편리성, 경제성 세 가지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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