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원내대표 등 여당 의원들, ’SKT 5G 중간요금제‘ 지적
윤두현 의원 “부당한 착취적 요금제 곤란”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5G 요금제 개편 소비자 권익 증진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5G 요금제 개편 소비자 권익 증진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이 월 5만9000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한 가운데, 정치권 및 소비자단체는 ‘생색내기’, ‘면피용’에 불과하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집권 여당의 지도부가 면밀한 검토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윤석열 대통령도 오는 15일로 예정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업무보고에서 검토를 지시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4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5G 요금제 개편 소비자 권익 증진 토론회’를 열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10GB 또는 100GB를 기준으로 요금이 책정돼 있는데, 실제로는 20GB밖에 안 쓴다”며 “이런 사람들이 비싼 요금제를 쓰는 것은 폭리가 아니냔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1일 과기정통부에 5만9000원에 24GB 데이터를 기본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비롯한 복수 요금제를 신고했다. 과기정통부가 15일 이내 수리 또는 반려해야 한단 점을 고려하면 내달 초 신규 요금제가 출시될 전망이다. 이어 KT와 LG유플러스도 유사한 요금제를 출시할 전망이다.

통신사들이 5G 중간요금제 출시에 나선 것은 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고려하면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남는 탓에, 5G 요금제 다양화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지속돼왔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 통신3사의 5G 요금제는 월 5만원 중반대에 10~12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상품 또는 월 6만원 후반대에 110~15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상품 등으로 나뉘어 있다. 국내 5G 이용자들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인 27GB(5월 기준)에 적합한 요금제는 없다.

그러나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조차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라는 등 연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윤 의원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엉터리 요금체계가 또 채택돼 소비자가 부당한 바가지 요금을 쓰는 일이 없도록 지켜보고 바로 잡을 것”이라고 한 데 이어, 이날 토론회에서도 “개선안이 나왔지만 여전히 소비자의 선택폭이 좁고 쓴만큼 지불한단 데이터 사용 원칙에 맞지 않다. 개선안은 소비자를 기만하고 우롱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이익이 많이 나는 것은 경영혁신을 통해 이뤄져야 하지 부당한 착취적 요금제에 의해선 곤란하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5G 요금제 개편 소비자 권익 증진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5G 요금제 개편 소비자 권익 증진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토론회 참석자들도 SK텔레콤이 신고한 5G 중간요금제의 실효성 부족에 대해선 대체로 공감했다.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중간요금제 출시에 따른 서비스 선택권 강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려면 사용량, 속도, 커버리지 등이 충족돼야 한다”며 “그러나 이용자들 입장에선 요금은 많이 내지만 서비스는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통신요금을 책정하는 여러 기준이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구현되는 것이 없다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본인들의 5G 서비스의 문제점을 덮기 위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것은 면죄부를 얻겠단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SK텔레콤이 내놓은 요금제를 보면서 많은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며 “단계적으로 20~50GB 구간과 50~100GB 사이의 요금제는 꼭 나와야 한다. 현재 요금제는 10GB대 요금제를 올리는 효과밖에 없기 때문에 통신사가 생색내기용 외에도 사실 소비자를 고려했다 보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간요금제는 실사용량을 반영해 소비자 선택을 다양화하고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효과를 내자는 의미로 주장한 것”이라며 “통신3사가 이런 취지를 충분히 이해해 새로운 결과물로 화답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여당은 5G 중간요금제와 관련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와 통신업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오는 15일 오후 과기정통부의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중간요금제 검토 지시가 나올 수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역시 통신 요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과연 SK텔레콤 얘기처럼 24GB까지만 가능하고, 30·40·50GB 등 사용량에 따른 요금 부과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지 알아보고, 기술적 난제가 없다면 다시 한 번 정부에 통신사와의 요금 책정 협의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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