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용 증가에 따른 배당금 축소·자산가치 하락 우려 확산
주가 급락에 배당수익률은↑···장기 관점에서 역대급 기회 시각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금리상승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상장리츠 주가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싱장리츠 주가가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공모가를 밑도는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상장리츠 주가가 급락하면서 역설적으로 배당수익률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장리츠 주가가 급락한 최근 상황이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금리상승에 상장리츠 주가 ‘곤두박질’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20개 리츠 가운데 미래에셋맵스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NH올원리츠, NH프라임리츠, 이지스밸류리츠, 코람코더원리츠, 코람코에너지리츠 등 8개 리츠가 이날 장중 역대 최저가를 경신했다.

전날 미래에셋글로벌리츠가 상장 이후 최저가인 4050원에 거래된 등 다른 상장리츠들도 대부분 최근 주가가 52주 최저가를 경신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상장 리츠들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헤지수단으로 부각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고 4월 하순께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 경신이 이어졌다.

하지만 5월부터는 갑작스럽게 하락세로 전환했고 두 달 넘게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날 종가기준 2018년 이후 상장한 16개 리츠 가운데 10개 리츠의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상장리츠 주가가 곤두박질한 이유는 고물가에 금리 상승이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이자비용 급증에 따른 배당금 감소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리츠들은 대부분 자산편입시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1~4%대 고정금리로 대출을 끼고 레버리지를 일으킨다. 하지만 대출 만기가 오면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이자비용이 증가해 리츠마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배당금도 축소될 수 있다. 여기에 경기침체 우려로 편입한 부동산 가격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예상도 상장 리츠들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한국, 미국 모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대에 진입하면 시차를 두고 주택 등 자산가격이 조정을 받았다”며 “최근 금리상승 속도가 빠르고 그 폭이 예상을 상회하기 시작하면서 리츠의 배당여력 축소를 우려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몇몇 상장 리츠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거나 추가 자산을 편입하려고 하지만 주가 급락에 유상증자 규모가 축소되거나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이경자 연구원은 “주가 하락으로 현재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리츠들의 자본 조달액은 예상 수준보다 감소할 전망이지만 다양한 대출 수단의 보완으로 자산 매입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높아진 배당수익률···장기투자로는 기회일까

최근 상장 리츠 주가가 역사적 저점이라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가 하락으로 대부분의 상장 리츠들의 배당수익률은 대폭 상향됐다. 지난 배당금을 이날 종가로 나누면 대부분 6~8%대 배당수익률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경자 연구원은 “미국리츠협회가 1972년부터 데이터를 통해 산출한 결과를 분석해 보면 리츠는 인플레이션 시기에 주식시장보다 더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며 “이는 주가 상승률은 시장지수를 하회했지만 배당수익률이 시장지수를 상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급적으로도 올해 하반기부터 개선될 여지가 있다. 이달 시행된 퇴직연금의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되면서 상장 리츠를 편입하는 상품이 대거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다수의 리츠 상장이 추진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권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상장이 추진되고 있는 리츠는 KB스타리츠, 신한글로벌리츠, 인마크글로벌프라임1호리츠, 다올물류리츠, 대신글로벌리츠, 한화리츠, 로지스밸류신한리츠 등이다.

이경자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금리안정 가능성이 높고 임대료 인상 역시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고배당을 유지할 수 있는 K-REIT의 펀더멘털은 양호하다”며 “금리 인상분의 임대료 전가력이 강한 오피스 리츠나 자금조달에 전문성을 지닌 기업스폰서형 리츠를 중심으로 투자종목을 선별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