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부터 반도체 완화 전망···노사 잠정합의안에 파업 위기 넘겨
국내 백오더만 60만대 넘어···판매량 늘며 실적 대폭 개선 기대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 사진=연합뉴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 완화에 노사 합의까지 이루면서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 문제로 인해 수요 대비 공급량이 크게 부족했으나, 부품 문제가 해결될 경우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잠정 합의하면서 하반기 파업 고비를 무난히 넘겨 생산 차질 문제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점차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기아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차량 제어기 관련 반도체 문제는 5월 정도면 어느 정도 정상화될 것이며, 파워트레인 부문은 3~4분기 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하반기에는 당초 목표했던 생산량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블룸버그통신도 지난 2년간 계속됐던 전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에 따라 반도체를 사용하는 가전제품 수요가 줄면서 그 물량이 차량용 반도체에 공급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5월부터 일부 특근을 재개했으며, 최근에도 특근을 확대하고 있다. 기아도 2분기 월 평균 25만대를 생산했으나 이달부터는 월 27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아직까진 수급불균형에 따라 자동차 출고 적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출고기간이 앞당겨지는 모델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현대차가 올 2분기 외부 악재 속에서도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상향곡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2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은 2조3270억원으로 전년대비 23.4% 증가할 전망이며, 3분기에는 2조2650억원, 4분기에는 2조5200억원 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현대차는 올해 영업이익 9조400억원을 달성해 작년대비 35% 늘어날 전망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재 현대차 백오더(주문대기물량)은 국내만 6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반도체 수급이 완화될 경우 판매량 증가에 따라 매출 및 영업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현대차가 전세계적으로 ‘제값 받기’ 전략을 펼치며 평균판매단가(ASP)를 올렸기 때문에 판매대수만 뒷받침된다면 실적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현대차 글로벌 ASP는 2만3300달러(약 3049만원)로 2015년 1만7300달러(약 2264만원) 대비 34% 올랐다. 최근에는 반도체 대란과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수급불균형으로 ASP는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다. 기아 ASP의 경우 지난 2분기 기준 내수는 전년대비 130만원 오른 2940만원, 글로벌 기준으로 전년대비 310만원 오른 2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노사가 빠르게 임금협상을 타결한 것도 호재다. 현대차는 올해 강성노조가 들어서면서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예상됐으나, 노사가 완만한 합의를 이루며 하반기 생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현대차 노조 파업으로 인한 평균 영업손실 규모는 3838억~6342억원 수준(2016~2018년 기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자동차 가격이 더 오른 점을 감안하면 파업 시 예상 피해액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는 지난 12일 1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올해 무분규 타결 가능성을 높였다.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9만8000원 인상, 경영성과급 200%+400만원, 하반기 목표 달성 격려금 100%, 품질향상 격려금 150만원 지급 등 임금 인상안과 국내 공장 신설 및 내년 상반기 생산·기술직 채용 등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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