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푸조 308·DS오토모빌 DS4 등 해치백 모델 출시···제네시스는 왜건 모델 G70 슈팅브레이크 선봬
푸조, 새 엠블럼 적용 모델 빠르게 출시하기 위한 조치···DS, 판매모델 다양화 시급해
제네시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하기 위해선 포르쉐처럼 고성능 왜건 모델 필요해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최근 국내외 업체에서 해치백 및 왜건 모델을 출시하는 경우가 늘어나며 관련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일각에선 소비자 취향이 이전보다 다양해졌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업체들은 각각 다른 출시 이유를 밝히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치백 및 왜건 모델의 출시가 이어지며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양분화된 시장 흐름이 달라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달 푸조와 DS오토모빌은 각각 해치백 스타일의 ‘308’과 ‘DS4’를, 제네시스는 왜건형 모델 ‘G70 슈팅브레이크’를 출시했다.

그동안 해치백과 왜건 모델은 국내 시장에서 저조한 인기로 고배를 마셨다. 세단과 SUV의 장점이 결합된 차량이라고 하지만, 어중간한 디자인 특성으로 양쪽으로부터 외면을 받은 것이다. 일각에선 최근 해치백 및 왜건 모델이 연이어 출시되는 것과 관련해 차박 및 캠핑 등의 유행으로 국내 자동차 환경이 이전과 달라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실제로 해치백 및 왜건 모델의 판매량을 살펴봤을 때 큰 변화는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해치백 모델에 해당하는 BMW 1시리즈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913대로 전년 동기(1137대)보다 감소했다. 왜건 모델 3시리즈 투어링은 올해 상반기 620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529대)보다 판매량이 소폭 증가했지만 큰 변화는 아니다.

해치백 모델의 정석이라 불리는 폴크스바겐의 골프는 올해 상반기 712대가 판매됐다. 폴크스바겐 브랜드 내 전체 판매비중은 11% 수준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판매 모델 중에선 파사트 다음으로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비교적 좋은 실적을 기록한 볼보의 왜건은 올해 판매량이 감소했다. V60은 올해 상반기 364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892대) 대비 판매량이 59% 감소했다. V90은 올해 161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258대) 대비 판매량이 38% 줄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업계에선 각기 다른 출시 배경을 설명한다. 푸조는 새로운 엠블럼이 적용된 신차를 빠른 시일 내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 308을 판매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올해 푸조의 운영권이 스텔란티스 코리아로 넘어가며 이미지 쇄신이 필요한 시점에서 국내 도입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되는 전기차 모델보단 308 신차를 들여오는 게 유리했다는 것이다.

DS오토모빌은 판매모델 다양화 측면에서 해치백 차량을 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DS오토모빌은 현재 국내서 SUV 모델 DS3와 DS7 2종만 판매하고 있다. DS3 전기차 모델을 별도 모델로 구분하면 3종에 이르지만 여전히 판매모델이 부족한 상황이다. 스텔란티스 코리아 관계자는 “DS는 SUV를 비롯해 해치백 모델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브랜드다”며 “기존에 상품성을 인정받은 해치백 모델 DS4를 국내에 출시함으로써 판매 모델을 다양화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왜건형 모델인 G70 슈팅브레이크를 출시했다. 포르쉐나 BMW 등 고급 수입차의 경우 각각 ‘크로스 투리스모’ 및 ‘투어링’ 등 고성능 왜건 모델을 출시하는데 제네시스도 이와 비슷한 구성을 갖춰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 역시 최근 해치백·왜건 모델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 시장의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긴 무리가 있다고 설명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그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은 해치백과 왜건 모델의 무덤으로 불렸다”면서 “최근 출시가 이어지는 것은 다양한 모델을 판매하기 위한 기업들의 시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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