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영업익과 영업이익률 부진···수액제와 주사제 위주 단순 품목군 등 원인
작년 ‘쓰리챔버’ 종합영양수액제 2품목 허가 받아···1300억원대 시장서 출시 전략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대한약품공업 오너 3세 이승영 부사장이 최근 수년간 영업이익 부진을 경험했다. 이에 수익구조 다변화 전략으로 추진하는 방안 중 하나가 종합영양수액제 출시다. 향후 품목이 출시되면 대한약품공업 수익성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약품공업 최고 경영진은 이윤우 대표이사 회장이다. 대한약품공업 창업주 고(故) 이인실 선생 아들인 이윤우 회장은 1944년생이다. 성균관대학교 약학과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지난 1969년 대한약품공업에 합류한 후 기초수액제 뿐만 아니라 간질환용 수액제 등 특수수액제 생산을 통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데 주력했다. 이 회장 아들이며 1973년생인 이승영 부사장은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2002년 대한약품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주로 기획 업무를 맡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17년 3월 사내이사로 선임돼 본격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이어 2020년 사내이사에 재선임된 그는 지난해 부사장을 달았다. 

지난 1945년 설립된 대한약품공업은 주로 수액제와 주사제 위주 제품을 제조해왔다. 회사 매출을 보면 2017년 1444억원에 이어 2018년 1587억원, 2019년 1688억원, 2020년 1661억원, 2021년 1715억원을 달성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8년부터 감소하더니 지난해는 300억원 밑으로 내려가며 29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 2017년 22.37%가 2019년 20% 아래로 떨어졌다. 이어 지난해는 16.97%를 기록하며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대한약품공업 수익성 부진 원인은 경영에 변화와 혁신을 도입하는 대신 기존 사업에 안주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 2020년부터 여파를 줬던 코로나19가 직접 원인으로 파악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한약품공업은 수액제 특히 기초수액제에 주력하며 매출구조와 수익구조를 다변화하지 못했다”라며 “과거에는 이같은 경영이 통하며 영업이익률도 높게 나왔지만 시간 흐름에 따라 수익구조가 흔들렸고 때마침 코로나가 영향을 주면서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대한약품공업 매출 98%가 내수에서 나왔다. 전체 매출 77%는 수액제에서 발생했다. 앰플 및 바이알 제품은 22%로 집계돼 사실상 수액제와 주사제가 매출 전부를 차지한 셈이다. 대한약품공업은 일반의약품 부문에서 렌즈세척액과 다용도 세척을 위한 염화나트륨액 등을 제조하고 있다고 밝히지만 매출액은 미미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한약품공업과 이 부사장은 수익구조 다변화 방안을 고심했고 그동안 제품군을 확보하지 못했던 ‘쓰리챔버’ 종합영양수액제 도입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쓰리챔버란 하나의 용기를 3개 방으로 구분, 포도당과 지질, 아미노산 등 3가지 영양소를 혼합 사용할 수 있는 종합영양수액제를 지칭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종합영양수액제에는 쓰리챔버 외에 ‘투챔버’가 있는데 투챔버는 포도당과 아미노산 조합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최근에는 제약사들이 쓰리챔버로 많이 전환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대한약품공업은 결국 ‘테트라프주’와 ‘테트라프페리주’ 등 2개 제네릭(복제약) 품목허가를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았다. 하지만 2개 품목은 현재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대한약품공업 관계자는 “(테트라프주와 테트라프페리주) 품목을 출시하지 않았다”라며 “(출시) 일정도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확인했다. 단, 출시 지연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업계는 품목허가를 획득한지 10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제품 출시가 지연되는 사유에 의문을 표명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한약품공업 쓰리챔버 종합영양수액제는 소용량과 대용량이 있는데 소용량만 1번 생산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원료의약품 수급 등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한약품공업이 쓰리챔버 종합영양수액제 프리마케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프리마케팅이란 의약품의 정식 출시 전 영업사원이 디테일을 진행하는 것을 지칭한다. 업계에 따르면 쓰리챔버 종합영양수액제 시장규모는 1300억원대로 추산된다. JW중외제약 ‘위너프’와 프레지니우스카비 ‘스모프카비벤’, HK이노엔 ‘오마프원프리’, 엠지 ‘폼스티엔에이’ 등이 출시돼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한약품공업이 쓰리챔버 종합영양수액제를 언제 출시할지 전망이 어려운 상황에서 구체적 언급이 부담스럽다”며 “단, 기존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품목이 있기 때문에 대한약품공업은 ‘레드오션’이라는 판단을 갖고 치밀한 전략으로 신중하게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결국 기존 수액제와 주사제에 주력하던 대한약품공업이 종합영양수액제 출시를 준비하며 수익구조 다변화를 추진하는 상황으로 요약된다. 대한약품공업은 ‘접착성창상피복제’와 ‘수동식코세정기’ 등 의료기기 품목도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업다각화나 매출구조, 수익구조 다변화는 검토부터 품목 선정, 출시, 영업, 수익 발생 등 복잡한 절차를 오렌 시간 거쳐야 한다”며 “대한약품공업이 향후 종합영양수액제와 의료기기 등에서 어떤 구체적 수익을 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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