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업계 최초 드론 배달 서비스 상용화···세븐일레븐도 시범운영
미국 아마존보다 빠른 국내 드론 배달···도심 시행은 규제 완화 필요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편의점 CU와 세븐일레븐이 유통업계 최초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륜차, 도보에 이어 드론 배달 시대가 열렸다. 국내 드론 배달은 연말 드론 배달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미국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보다도 빠르게 시작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직 도심으로 확대하기까지는 어려운 실정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와 세븐일레븐은 각각 강원도와 가평에서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GS25와 이마트24도 드론 배달을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어 편의점 업계 배달 서비스 범위는 기존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편의점 업계 최초 드론 배달 시대를 연 곳은 CU다. CU는 지난 8일부터 강원도 영월군에 위치한 CU영월주공점에서 드론 배달을 상용화했다. CU는 CU영월주공점에서 점포로부터 약 3.6㎞ 거리에 위치한 오아시스글램핑장까지 배달 가능하도록 했고, 글램핑장 수요가 급증하는 매주 금·토요일까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U에 맞서 세븐일레븐도 드론 물류 배송 솔루션·서비스 전문 스타트업 ‘파블로항공’과 손잡고 이날부터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세븐일레븐은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가평수목원2호점에서 유통업계 최초 드론 스테이션을 갖춰 배달 주문부터 드론 배송 비행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세븐일레븐은 CU와 달리 상용화를 전제로 시범운영에 나섰다. 대신 세븐일레븐은 ‘비가시권 비행’을 가능하게 했다. 비가시권 비행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권역을 자동 관제해 배송하는 것으로 별도 승인 절차를 거친다. 경로 설정부터 착류지까지 통신이 끊기지 않고 운영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편의점 CU와 세븐일레븐 드론 배달 서비스 비교. / 자료=각 사, 표=김은실 디자이너
편의점 CU와 세븐일레븐 드론 배달 서비스 비교. / 자료=각 사, 표=김은실 디자이너
세븐일레븐 드론 외형. / 사진=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드론 외형. / 사진=세븐일레븐

이정훈 BGF리테일 CVS Lab장은 “CU는 업계 최초 드론 배달 서비스를 상용화해 지역과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 중심의 쇼핑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최첨단 기술을 리테일에 접목해 상품이 고객에게 닿는 라스트마일을 단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내 편의점 CU와 세븐일레븐의 드론 배달 서비스는 미국 아마존보다도 빠르다는 데 주목받고 있다. 아마존은 올해 말 캘리포니아 록퍼드 주민을 대상으로 프라임 에어 드론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앞서 아마존은 약 10년 전부터 드론 배달을 준비해왔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시행 시점이 지연된 바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과 월마트가 미국 연방항공국 승인을 받아 드론 배달 사업을 시작한 상태다. 월마트는 400만가구 이상이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알파벳 윙은 호주에서 식품과 기타 제품을 배달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드론 배달 서비스는 여러 한계를 지니고 있어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상 도심과 야간 드론 배달은 불법이다. 이에 CU와 세븐일레븐도 캠핑장에서만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드론 배달을 사용화한 CU도 앞서 항공안전기술원 비행 승인이 누락되면서 서비스 시행이 연기될 뻔 했다.

정부도 지난 6월 드론·로봇을 통한 택배를 허용하고 실시간 경로를 설정하는 자율주행 셔틀버스 운행 등 첨단 산업의 활성화를 독려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규제가 완화되지 않은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도심에서는 전봇대나 규제 등으로 드론 비행이 까다롭다”며 “일단 편의점 업계에서는 드론 배달은 도심보다 해안이나 지방 등 배송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 지역을 확대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심은 오토바이나 도보 등 배달 체계가 다양하기도 하다”며 “도심에서 드론 배달이 가능하려면 규제 완화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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