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쌍용차, 렉서스 등 자동차 업체들 메타버스 이용 신차 소개 사례 늘어
현대차는 제페토 내 ‘현대 모터스튜디오’ 구성···UAM 등 다양한 모빌리티 경험 제공
메타버스 시장성 크고 자연스러운 마케팅 효과 기대 가능··잠재고객 확보에도 유리

제페토에서 현대자동차의 UAM 시승을 기다리고 있다. / 캡쳐=제페토
제페토에서 현대차의 UAM 시승을 기다리고 있다. / 캡쳐=제페토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메타버스에서 신차를 공개하며 이전과는 다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방식을 실시한 배경 및 실효성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타버스를 활용해 신차를 소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앞서 5일엔 쌍용자동차가 가상의 인물 ‘루시’를 통해 토레스를 소개했으며, 렉서스 코리아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해 NX 시리즈 및 전기차 UX300e를 소개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투자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쏘나타 N라인 한정판 모델을 출시하며 제페토 내 인기 맵 다운타운에서 시승 경험을 제공했다. 또 지난 5월엔 다운타운에 ‘현대 모터스튜디오’를설립해 도심항공교통(UAM) 등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제페토에 공개된 렉서스 메타 시티 / 캡쳐=제페토
제페토에 공개된 렉서스 메타 시티. / 캡쳐=제페토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선 높은 시장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메타버스는 기존 오프라인 방식과는 달리 시·공간적 제약이 적어 한 번에 많은 관람객을 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미국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은 포트나이트라는 온라인 게임에서 가상 공연을 진행해 45분의 공연으로 약 2000만달러의 직간접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에 따르면 당시 공연은 총 2770만명이 관람했으며, 동시 접속자수는 최대 1230만명에 이르렀다.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 또한 메타버스 마케팅의 이점으로 꼽힌다. 메타버스에서의 경험은 일반적으로 영상을 보는 행위와 달리, 개인들이 아바타를 이용해 자아를 갖고 실시간으로 현장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참여자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제품을 경험할 수 있어 광고 영상을 보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상품을 받아들일 수 있다.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메타버스 마케팅의 또 다른 장점으로 언급된다. 제페토의 경우 이용 고객의 약 80%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등 기존에 팬층이 두텁지 않은 브랜드는 메타버스 시장을 활용해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외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행사가 어려운 경우 메타버스를 이용한 전시회가 대안책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케팅 방식에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기도 한다. 제페토와 같은 가상의 공간에선 실제 차량의 외관이나 배기음 등의 특징이 거의 전달되지 않아 신차 구매로 이어지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UAM 시승 / 캡쳐=제페토
UAM 시승. / 캡쳐=제페토

실제로 현대 모터스튜디오의 UAM 및 렉서스 메타 시티의 차량과 관련해선 실제 모델과 괴리감이 느껴진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일반 온라인 게임 등과 비교하더라도 오히려 그래픽 수준이 낮아 상품에 대한 매력을 느끼긴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게임처럼 통제 가능한 환경에선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을 구현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제페토와 같이 유저가 뭐든 만들 수 있게 오픈된 환경에선 아직까지 고퀄리티 그래픽 적용이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의 시장성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메타버스 내 마케팅에선 반사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최근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는 데 정보 이용에 능통한 젊은 세대의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간접 경험이 제공되는 메타버스는 선망하는 세상으로 인식될 수 있는데, 이러한 세상에 특정 브랜드가 존재함으로써 마케팅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차는 제페토에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구성하며 BTS 등과 협업해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10대 유저들은 가상 공간에서 다른 유저들과 소통하며 특정 브랜드에 보다 익숙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BTS와 협업이 진행된 현대 모터스튜디오 / 캡쳐=제페토
BTS와 협업이 진행된 현대 모터스튜디오. 가까이 접근하면 BTS의 음악이 나온다. / 캡쳐=제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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