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통신3사 CEO 첫 간담회
‘5G 중간요금제’·‘28㎓ 정책 방향’ 등 주요 안건
SKT 요청 3.7㎓ 할당에 대해선 LGU+ ‘부적절’ 지적

왼쪽부터 / 사진 = 과학기술정보통신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통신3사가 다음달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기로 정부와 합의했다. 5G 28㎓ 대역 주파수 정책 방향에 대해선 통신3사와 정부가 여전히 이견을 보여 민·관 워킹그룹을 결성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11일 이종호 과학기술정통부 장관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등 통신3사 대표들과 만나 5G 요금제 다양화, 5G 커버리지 확대 및 품질개선, ICT 신산업 투자 확대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장관 취임 후 첫 통신업계 CEO와 첫 간담회다.

◇ SKT, 5G 중간요금제 신고···KT·LGU+도 다음달 출시할 듯

이날 간담회 핵심 안건은 5G 중간요금제 출시였다. 현재 통신3사의 5G 요금제는 월 5만원 중반대에 10~12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상품 또는 월 6만원 후반대에 110~15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상품 등으로 나뉘어 있다. 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고려하면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남는 탓에 5G 상용화 이후 요금제 다양화 요구가 지속돼왔다. 여기에 정부도 물가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올 3분기 내 통신3사가 5G 중간요금제를 신설하도록 유도하겠단 계획을 밝히면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 간담회에서 앞서 월 5만9000원에 24GB 데이터를 기본 제공하는 요금제를 신고했다. SK텔레콤이 유보신고제를 적용받는 만큼,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신고한 요금제가 이용자 이익 또는 공정경쟁을 저해하지 않는지를 판단해 15일 이내 수리 또는 반려해야 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5G 4년차 보급률이 40% 정도된 상황이다. 5G가 보편적인 서비스가 되고 있는 지금이 중간요금제를 도입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며 “조만간 정부와 협의를 통해 신고가 승인되면, 8월초 정도에는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중간요금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라인업을 만들어서 고객 선택권이 강화되고, 고객 편의성이 강화되는 쪽으로 요금제를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5G 중간요금제 필요성에 공감하고 내달 요금제가 출시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다만 SK텔레콤 신고 요금제 대비 공격적인 요금제 출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구현모 KT 대표는 “5G 중간요금제는 8월 중 출시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요금제 설계는 사업부에서 할 일이다. 아직 보고를 받지 못했다. 중간요금제 필요성엔 공감한다”고 말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오늘 SK텔레콤 요금제가 나왔기 때문에 구체화된 것을 보고, 우리도 대응 전략을 검토할 것이다. 장관께는 중간요금제를 조속히 출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현재 5G는 고가 요금제는 사실 LTE와 같기 때문에 큰 이슈는 없다고 보는데, 중간요금제가 없던 것이 큰 차이였다고 본다. 각사가 검토해 요금제를 출시하게 되면 통신사들은 여러 가지 큰 재무적 압박을 받게 된다. (공격적인 요금제 출시는)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통신사 CEO 간담회' 모습 / 사진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28㎓ 주파수 정책 방향은 입장차···민·관워킹그룹서 재논의키로

통신3사 대표들과 이 장관은 이날 28㎓ 대역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정부는 6G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28㎓ 대역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통신3사도 이에 공감했다. 다만 28㎓ 대역 주파수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에 대해선 향후 워킹그룹을 결성해 재논의하기로 했다.

유 대표는 “알다시피 28㎓ 주파수 정책과 관련해선 많은 논쟁들이 있다. 이 부분은 정부와 통신사업자들이 워킹그룹을 만들어 거기서 결론을 내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구 대표와 황 대표도 “통신사와 과기정통부간 인식 차이는 확실히 있던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선 워킹그룹을 형성해서 발전적인 방향으로 잡아보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 안건은 아니었지만, 통신사들은 SK텔레콤이 요청한 3.7∼3.72㎓ 20㎒폭 주파수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유 대표는 “올 1월에 3.7㎓ 대역에 대해 40㎒폭 추가할당을 요구했는데, 정부가 20㎒만 미리 할당하는 걸로 결정한 것은 존중한다”면서도 “추가적으로 주파수 할당을 조속히 해달라고 요청하고 싶다. 이는 국민 편익과 투자 활성화 측면에서 대의명분이 있다. SK텔레콤은 투자할 생각을 충분히 갖고 있다. 정부가 조속하게 주파수를 추가 할당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반면 황 대표는 “원래 3.4㎓ 대역 할당 이후에 3.7㎓ 영역에 대해 별도 계획이 잡혀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산업 전체를 봐서 의사결정을 해야지 갑자기 20㎒폭만 따로 떼서 할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장관은 통신 서비스의 접근권 제고 및 선택권 확대를 위해 이용자 수요에 맞는 5G 요금제가 출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단 점과, 농어촌 지역의 5G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5G 상용화를 이뤄낸 이후 빠르게 전국망을 구축해 나가고 있지만, 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5G 융합서비스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5G 인프라를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통신서비스의 접근권 제고 및 선택권 확대를 위해 이용자 수요에 맞는 5G 요금제가 출시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할 시점이며, 농어촌 지역에서 5G 서비스를 원활히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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