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전체 저축은행 대상 PF 대출 중점 점검
OK저축은행, 지난 3월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 1조원 육박···전년比 31% 증가
수익 다각화 과정서 부동산금융 영업 확대, 올해도 강화 예정
"보수적인 기준서 부동산 PF 대출 진행 중···리스크 관리 위해 충당금 추가 적립"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OK저축은행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경고에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수익 다각화 과정에서 부동산 대출을 크게 늘린 OK저축은행은 올해도 부동산금융 영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일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 현재 경제·금융상황과 저축은행의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취약차주와 부동산 PF 대출의 부실을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부동산 금융 관련 리스크가 많이 증가하는 가운데 저축은행은 PF 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전체 기업대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그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며 "금감원은 전체 저축은행 PF 대출을 대상으로 대손충당금이 적정하게 적립되고 있는지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건설원가가 뛰고 있어 PF 대출에 위험이 없는지 살펴보겠다는 의미다.
부동산 PF는 주택이나 오피스빌딩 등 건물을 지을 때 시행사가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 이용하는 금융이다. 준공 후 시행사는 분양이나 임대를 통해 자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실제 자산 규모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 공시를 분석해보면 올해 3월 말 기준 5개사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조629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9월 대비 22.95% 증가한 규모다. 3년 전인 지난 2019년 기준 대비 81.43% 늘어났다. 저축은행 부동산 PF 대출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주춤했지만 2014년을 기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저축은행별로 살펴보면 OK저축은행이 가장 부동산 PF 대출 규모가 컸다. OK저축은행의 지난 3월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942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7175억원) 대비 31%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을 놓고 분석해도 부동산 PF 대출은 크게 증가했다. 2020년 말 7583억원이었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8938억원으로 17.87% 증가했다. 코로나 사태 전인 지난 2019년 말(6958억원) 대비 증가율은 28.46%에 육박했다. 부동산 PF 대출, 건설업, 부동산업 등을 합친 전체 부동산 관련 대출은 2020년 1조7630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4611억원으로 39.60% 증가했다.
지난 2019년을 기점으로 수도권 도시형 생활주택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시중은행과 비교해 금리는 높지만 낮은 신용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저축은행으로 자금 수요가 몰리고 있다. 대출 규모가 급증하면서 대규모 부실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PF 대출 특성상 부동산 경기 하락 시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침체로 미분량 물량이 증가할 경우 부동산 PF 대출을 취급한 금융사에 타격은 불가피하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해 금융안전상황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경기 등의 상황에 따라 최근 급증한 부동산 PF 대출의 부실 증가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OK저축은행은 업무 고도화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해 IB(투자은행) 및 부동산금융 관련 부서를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리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지난해 OK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부동산금융 부문을 올해에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자본 확충을 통해 부동산금융 영업력을 강화해 성장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자산 확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부동산 PF 관련 대출도 증가하게 된 것으로 부동산 PF는 신용공여한도금액 내에서 보수적인 기준 아래 진행하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위해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고 있고 연체율은 낮은 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