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선시트 월 2만4000원···무제한 53만원
구독서비스 시 차값에 선 반영 가능성도
추후 서비스 이용료 인상도 문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BMW코리아가 자동차 열선시트를 구독서비스 형태로 제공할 계획을 밝혀 논란이다. 열선시트는 자동차 옵션 중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편의사양으로, 구독서비스를 빌미로 사실상 자동차 가격이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BMW코리아 홈페이지에 운전석 및 조수석 열선시트를 월 2만4000원에 구독서비스 형태로 제공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1년 이용요금은 23만원, 3년은 37만원, 무제한은 53만원이다. 통상 열선시트는 기본 옵션에 포함되기 때문에 정확한 가격을 알기 어렵지만, 제네시스의 경우 앞좌석 통풍시트와 뒷좌석 열선시트를 포함한 가격이 6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선시트 뿐 아니라 하이빔 어시스턴트, 스티어링 열선, 드라이빙어시스턴트플러스, 드라이브 레코더 등 옵션도 구독서비스로 제공한다. 특히 최근 인기가 높은 반자율주행기능인 드라이빙어시스턴트플러스의 경우 1개월 5만1000원, 3년 80만원, 무제한 113만원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8세대 i드라이브가 적용된 IX나 하반기 출시하는 7시리즈부터 해당 기능이 적용될 예정”이라며 “구독서비스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골라 쓰게 해 진입 장벽을 낮추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번 구독서비스를 통해 향후 BMW코리아 차 가격이 오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서비스 기능을 구현하려면 차에 해당 하드웨어들이 들어가 있어야 하며 소프트웨어로 조절해야 한다”라며 “관련 부품들을 차에 집어넣어야 하기 때문에 차 값에 선반영될 확률이 높고, 구독서비스를 이유로 추가 요금을 받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구독서비스의 경우 제조사들이 가격을 갑자기 올리더라도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인상된 가격에 해당 기능을 쓸 수 밖에 없다. 차를 살 때 옵션에 포함돼있다면 추가 비용 걱정이 없지만, 구독서비스의 경우 제조사가 가격을 올리면 옵션을 포기하거나 인상된 가격을 내고 옵션을 계속 이용해야 한다.
이런 배짱장사를 잘 보여준 것이 테슬라다. 현재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월 199달러(약 25만원)에 구독서비스로 제공 중인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D)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FSD가 정식 출시되면 월 구독료 가격도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테슬라는 FSD 패키지 가격을 올해 초 1만2000달러(약 1555만원)로 올리기로 했다. FSD 가격은 지난 2019년 약 5000달러 수준이었으나 작년에는 1만달러까지 올랐고, 올해 추가로 가격을 인상했다. FSD는 기존 오토파일럿 기능에 추가로 시내 도로 주행과 신호등 인식 등을 제공한다.
한편 BMW 관계자는 구독서비스 관련 “홈페이지 내용은 BMW그룹 본사에서 만든 전세계 범용 시스템으로 한국에 동일하게 적용되진 않는다”며 “열선시트 및 스티어링 열선의 경우 별도 구독 없이 차량 기본사양에 포함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