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종근당,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중단···“임상 어렵고 사업성 미미”
일동·신풍·진원생과 등 개발사들, 완주 의지 재확인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포기한 국내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국산 치료제 탄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데믹 전환으로 중증화율이 줄어들면서 임상 대상자 모집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다만, 완주를 다짐한 기업들은 연내 긴급사용승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6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종근당, 크리스탈지노믹스 등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개발 중단을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상에 진전이 없거나 치료제 수요가 없다고 판단한 기업들은 이미 중단을 결정해놓고 발표를 미뤄왔는데, 셀트리온을 시작으로 연달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대웅제약, 녹십자 등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에선 일동제약, 신풍제약, 진원생명과학 등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대부분 2상 결과를 토대로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목표로 한다.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개발 중인 일동제약이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주요 개발 현황.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일동제약은 지난 5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S-217622(조코바)’의 3상 투약을 완료해, 결과 분석에 돌입했다. 일본 허가당국은 앞서 시오노기제약이 신청한 조코바의 조건부 허가에 대해 심사를 진행 중이다. 시오노기는 현재 중국 허가당국에도 승인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일본에서 최종 승인이 난다면, 일동제약도 곧바로 국내 긴급사용승인을 추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역시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의 3상을 진행 중인 신풍제약은 여전히 임상 대상자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다. 상반기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목표했던 당초 계획은 물건너 갔지만, 개발 완주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20년 11월 미국을 시작으로, 북마케도니아, 한국, 불가리아에서 코로나19 치료제 ‘GLS-1027’의 2상에 착수한 진원생명과학은 지난달 모든 대상자 모집을 완료해 현재 투약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만간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해, 연내 허가를 목표하고 있다. 최근 2상 투약을 시작한 제넨셀도 임상 진행 병원을 더 확대해,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압타바이오도 미국에서 2상 투약을 진행 중이다. 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한 ‘APX-115’의 고용량 투약에 대한 심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존 100㎎에서 400㎎로 기존 용량 대비 4배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들 기업들은 2상 결과를 토대로 국내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실질적인 승인 심사 여부는 질병관리청의 판단으로 결정되는 만큼, 개발사들의 계획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점쳐진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의 긴급사용승인 절차. / 자료=식약처

식약처의 코로나19 백신·치료제의 긴급사용승인 절차는 정식허가 절차와는 조금 다르다. 개발사가 식약처에 직접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방식이 아닌, 질병청이 임상 결과와 해외 승인 여부 등을 고려해 선별한 의약품을 식약처에 허가심사를 요청하게 돼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긴급사용승인은 식약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독자적으로 심사를 진행할 수도 있지만, 주로 질병청이 먼저 해당 의약품에 대한 시급성과 해외 국가에서 상용화되고 있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 식약처에 승인을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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