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소상공인 발전포럼 발대식···“구심점 없어 제역량 발휘 못 해” 
정부 조달시장·원산지 표기 강화 등 지적···이재명 등 의원 지원 의사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

산업구조 변화와 코로나19 사태로 위기감이 커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조직화해 정부 정책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의 자영업자 지원 방안이 단편적이라 실질적 도움엔 한계가 있단 비판과 함께 정치권과 연대한 포럼 발대식이 열려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자영업 비중이 높은 국가에 속하지만 자영업자 상당수는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자영업 시장규모는 꾸준히 성장했으나 자영업자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인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도소매업 자영업자 영업이익률은 2000년 11.2%에서 2019년 6.7%로, 같은기간 숙박·음식점 영업이익률은 33.2%에서 10.9%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 된 2020년 이후엔 자영업자의 경영상황이 더욱 나빠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영업소상공인 발전포럼 발대식이 열렸다. / 사진=최성근 기자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영업소상공인 발전포럼 발대식이 열렸다. / 사진=최성근 기자

◇“자영업자 구심점 없어 역량 발휘 한계···정책은 졸속으로 이뤄져”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이 경영난을 겪는 이유로 시장의 과잉성과 비용 상승을 꼽는다. 정부도 그동안 지원책을 내놓았으나 근본적인 도움이 되진 못했단 비판이 나온다.

이날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 주최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 발전포럼 발대식에서는 자영업 소상공인들과 유력 정치인들이 참석해 자영업 소상공인들이 하나로 뭉치고 이들의 어려움을 정부 정책에 제대로 반영하겠단 결의를 다졌다. 

정인대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 공동대표는 “자영업자 소상공인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조직과 활동이 분산되고 구심점이 없어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배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 공동대표는 “자영업소상공인 문제는 코로나19로 부각된 면도 있지만 오래전부터 예견된 인재”라며 “정부나 정치권에서 어려우니 도와주고 보호해줘야 한다는 단편적 생각으로 만들어졌고, 정책이 중장기적 대책이 미흡한 상황에서 순간순간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이 잘되면 중소기업이 잘되고 중소기업이 잘되면 소상공인도 잘된다는 안일한 생각과 대형마트가 시내 한복판에 있으면 일자리가 생기고 물가가 내려간단 터무니없는 논리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몰락해버렸다”며 “근본적 대책이 절실하고 정부 조달시장 만큼이라도 소상공인들이 쉽게 접근하고 국내 생산을 원칙으로 하는 제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 농수산물 원산지 표기는 높은 수준으로 정착해가고 있는데 공산품 원산지 표기 또한 같은 수준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정책 및 법률이 보완돼야 한단 지적이다.

포럼 주최측은 이번 발대식을 계기로 자영업 소상공인의 가업승계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법률, 노무, 세무, 회계, 행정 등 분야 전문지식인 200여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운영해 지원하겠단 계획이다.

/ 표=정승아 디자이너
/ 표=정승아 디자이너

◇ “사후적 대책은 형평성 비판 가능성”···정치권도 지원 의지 밝혀

이날 발대식에선 위기 상황에서 자영업소상공인 지원책이 산발적이며 임기웅변식으로 지원금 제공하는 수준에 그쳤단 지적과 함께 동일 상권에 위치한 소상공인, 상점가, 전통시장 등에 대한 지원을 종합적으로 기획, 집행하고 인력과 시설을 공동으로 활용해 자생력을 키울 지원체계가 필요하단 조언도 나왔다. 

송창석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상공인 정책을 보면 목소리를 내니 나온다. 원칙을 3~6개월 정도만 빨리 나와도 대책이 필요 없었을지도 모른다. 사후적으로 정책이 나오면 정당한 피해 보상이 아니라 우는 사람에게 떡 하나 주는 식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쪽에서 보면 형평성에 어긋난단 비난이 나올 수 있단 지적이다.

송 교수는 “맞춤형 정책은 문제가 생겼을 때 단결하는 게 아니라 모여서 미래, 어떤 문제가 있을지 미리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만들고 국회의원을 움직이고 행복한 자영업자가 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선제적으로 모여 연구 토의하고 발전포럼을 통해 공론화 하고 정책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 소상공인 포럼의 과제로는 소상공인 유형에 따른 맞춤형 소상공인 정책, 자영업자 소상공인 사회안전망, 자영업자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온라인쇼핑 성장과 유통구조 변화에 대응, 자영업자 소상공인 조직화 및 협업화 사업, 지역경제 활성화, 자영업 소상공인 신용 향상 등 7가지를 제시했다.

정치권에서도 발대식을 공동주관한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서영교, 강병원, 이동주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30여명이 참석해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이원욱 의원은 “자영업자 생존을 위한 최후의 보루는 조직화된 자영업자의 힘에서 나온다”며 “선거만 끝나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공약을 싹 깎고 해주질 않는다. 이번에 하나로 뭉쳐 하나의 목소리를 낸다면 우리의 삶을 바꿔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은 “앞으로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황이 나쁘니 각자 도생하자는 게 아니라 정치권에서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 당장 어려울지라도 우리가 앞으로 더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도록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며 “코로나19를 지나면서 국가가 책임져야 할 책임을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떠넘긴 아픈 기억이 있다. 희망을 갖고 지금 이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나가면 좋겠다.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자영업소상공인 발전포럼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최성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자영업소상공인 발전포럼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최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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