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수주액 7조원 육박···하반기 국내 최대 실적 목표
GS건설, 3조 클럽 가입···롯데건설, 상반기 만에 전년 실적 넘어
삼성물산·SK에코플랜트 선전···대우건설·HDC현산 부진

/ 그래픽=시사저널E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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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펄펄 날고 있다. 현대건설은 창사 최대 실적인 7조원에 육박하는 수주고를 올렸고, 상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선 건설사도 여럿이다. 그동안 규제로 주춤했던 정비사업이 새 정부를 맞아 속도를 내면서 호황을 누리는 모양새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신규 누적 수주액은 20조9532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9조4963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금액이다. 작년 전체(29조1365억원) 수주액의 72%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역대 최고 실적을 넘보며 전통 강자다운 면모를 보였고, 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SK에코플랜트 등 지난해 부진했던 건설사들 역시 호실적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압도적인 수주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에만 신규 누적 수주액 6조9544억원을 달성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해 연간 수주액(5조5499억원)을 상반기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2위 GS건설과 비교하면 수주액이 3조원 넘게 차이가 난다. 현대건설은 대구 봉덕1동 우리재개발(공사비 3023억원)을 시작으로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8871억원) ▲과천 주공 8∙9단지 재건축(9830억원) ▲광주 광천동 재개발(1조7660억원) 등 굵직한 사업을 잇따라 따냈다.

현대건설이 국내 도시정비 수주액 최고기록을 갈아치울지도 관심사다. 앞서 최고기록은 GS건설이2015년 달성한 8조100억원이다. 하반기 대규모 추가로 확보할 사업을 고려하면 기록이 깨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단군 이래 최대 리모델링 사업으로 꼽히는 ‘성월토월그랜드타운’ (2조원)에 포스코건설∙코오롱글로벌∙현대엔지니어링 등과 컨소시엄을 맺고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공사비 1조원 규모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 역시 단독으로 참여해 수주가 점쳐진다. 이 밖에 연내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서울 방배 신동아 재건축과 강서 방화5구역 재건축에서도 수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현대건설과 선두 다툼을 벌였던 GS건설은 상반기 신규 누적 수주액 3조2107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이촌한강맨션 재건축을 시작으로 지난달 말까지 8건의 도시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수주액은 전년 동기(1조892억원) 대비 3배 수준이다. 하반기 1조원 규모 경기 서남 신흥1구역 재개발과 서울 방화5구역 재건축, 방배동 신동아 재건축 등의 수주전에 도전해 지난해 실적(5조1437억원)을 뛰어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상반기 신규 누적 수주액 2조7406억원을 기록하며 GS건설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번 수주액은 지난해 연간 실적(2조2230억원)을 넘어선 금액이다. 특히 서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시공권 9건 중 7건을 서울에서 따냈다. 재건축과 재개발∙리모델링 등 다양한 유형에서 2조96억원어치 일감을 확보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2조2230억원), 포스코건설(1조5558억원), DL이앤씨(1조253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유독 부진했던 SK에코플랜트는 상반기 8802억원을 수주하며 선전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실적(4263억원)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최근 5년간 도시정비사업 실적을 모두 뛰어넘는 실적이기도 하다. 삼성물산은 상반기 수주액 8172억원을 확보했다. 하반기 수주에 집중해 지난해 연간 실적(9117억원)을 뛰어넘는 동시에 1조원 클럽 가입을 노리고 있다. 반면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 각각 6170억원, 70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실적에 크게 못 미쳤다.

하반기에도 수주 확보를 위한 건설사들의 움직임은 바빠질 전망이다. 국내 사상 최대 실적을 목전에 두고 있는 현대건설과 2∙3위를 다투고 있는 GS건설∙롯데건설, 실적이 부진한 대우건설 등이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상반기에 공사비 문제로 유찰된 대형 사업지는 물론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과 한남2구역 재개발 등 알짜 사업지가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며 “각각 건설사마다 수주해야 하는 명분이 확실한 만큼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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