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푸드 1일자로 통합법인 출범···사명은 ‘롯데제과’ 사용하기로
통합법인으로 롯데제과 식품 2위 기업 등극···독보적 1위 CJ제일제당 따라잡을지 관심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한 통합법인이 금일 출범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병으로 롯데제과는 국내 2위 종합식품기업이 됐다. 롯데제과 수장이 된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HQ장 겸 롯데제과 대표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우선과제로 삼았다. 그러나 롯데제과가 식품 기업 1위 CJ제일제당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했다. 이는 롯데제과가 지난 5월 말 롯데제과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롯데푸드 흡수 합병을 결의한지 약 1개월 만이다. 사명은 당분간 롯데제과를 사용하고 추후 변경을 검토할 방침이다.

통합한 롯데제과는 이영구 대표가 그대로 대표이사직을 맡는다. 이 대표는 롯데그룹 식품BU(비즈니스유닛)장 겸 롯데제과 대표이사를 겸직하다 지난해 말 인사권과 경영 의사결정권을 쥔 식품군(HQ) 총괄대표로 선임됐다.

롯데제과, 롯데푸드 실적 추이 및 이영구 대표이사.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롯데제과, 롯데푸드 실적 추이 및 이영구 대표이사.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이 대표는 2019년 롯데칠성음료의 음료·주류 통합을 이끈 전력이 있다. 이 대표는 만성적자에 시달렸던 주류사업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해 롯데칠성이 음료·주류 사업 통합 2년차인 지난해 4년 만에 흑자전환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통합으로 롯데제과는 제한적이었던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신사업에 대한 확장성을 높일 수 있다는데 기대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양사가 보유한 인프라를 통해 개인 맞춤화, 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식음료사업 환경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우선 롯데제과는 중복된 사업이었던 빙과 조직을 통합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빙과시장의 30.6%, 롯데푸드는 14.5%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빙과사업 점유율을 합치면 45% 수준이다. 이는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빙그레(40%정도) 보다 5%p 앞선다.

특히 롯데제과는 점차 확대되는 이커머스 시장 추세를 반영, 각자 운영하고 있던 이커머스 조직을 통합할 계획이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양사는 자사몰을 통합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이커머스 조직을 확대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온라인 사업 전략 컨설팅을 통해 전용 물류센터를 검토하는 등 현재 10% 미만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25%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롯데제과는 각종 조직 및 구매, IT 등 인프라를 통합해 경영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특히 분유, HMR(가정간편식) 등 주방 식품, 실버푸드까지 전 연령, 전 생애에 걸친 식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같은 롯데제과 통합법인 전략이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을 넘어설 수 있지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롯데제과는 이번 통합으로 전체 식품업계 가운데 CJ제일제당에 이은 매출 규모 2위 상장기업이 됐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3조7000억원으로 동원F&B(3조4906억원), 대상(3조4700억원)을 넘어선다. 다만 CJ제일제당 매출 15조7444억원(CJ대한통운 제외)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고, 통합한 롯데제과는 CJ제일제당과 같은 핵심 상품 브랜드도 갖고있지 않다.

여기에 롯데제과보다 앞서 통합한 롯데칠성음료도 음료와 주류 부문의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칠성음료는 음료와 주류 사업을 합쳤을 당시부터 별도 체제로 운영해 롯데그룹 유통망을 갖고 있음에도 주류 부문은 여전히 하이트진로에 밀려있는 상황이다. 이로써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이번 합병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재계 5위임에도 사업별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분야가 거의 없다”며 “이미 국내외 투자로 빠르게 성장해온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완전한 통합이 우선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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