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심리 위축···“컬리·토스 상장 연기 불가피”
야나두, 내주 프리IPO 마무리···“내년 하반기 상장 목표”
“1조원 기업가치 목표···하반기 미국 진출도 속도낼 것”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스타트업 투자 시장도 위축되면서 상장을 추진 중인 스타트업들에게도 빨간불이 켜졌다. 투자사 모집 난항으로 투자 계획이 수정되거나, 상장 계획을 미루는 곳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서다. 고민이 깊어진 업계는 미래 수익 가능성으로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스타트업들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본시장 전반에 걸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스타트업 업계 투자도 꽁꽁 얼어붙었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지난 3월 코스피에 예비상장심사를 청구한 컬리는 수개월째 승인 소식이 없는 상태다. 업계에선 현재 시장 상황을 우려한 컬리가 서류 제출을 늦추면서 의도적으로 상장을 미루려는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업가치 10조원의 '데카콘' 기대를 모은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도 시장 침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진행 중인 프리IPO(상장 전 마지막 투자) 규모가 당초 예상됐던 1조원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에, IPO(기업공개) 연기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토스는 현재 상장을 앞둔 스타트업 중에서도 비교적 몸집이 큰 만큼, 투자사들도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라며 "다만 현재 투자 시장이 좋지 않아서 기대보다 규모가 작을 순 있지만, 1조원의 누적 투자금을 확보해 시총이 10조원이 넘는 기업이라 사업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기업공개(IPO) 준비에 돌입한 곳도 있다. 스타트업 업계는 다음 주 프리IPO 마무리를 앞두고 있는 야나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투자사가 일부 추가되면서 당초 점쳐졌던 500억원 규모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월 카카오키즈에 인수합병된 야나두는 같은해 9월 405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진행한 시리즈D 투자는 상장 전 마지막 투자인 프리IPO 성격으로, 내주 마무리될 예정이다. 큐캐피탈파트너스, 유진자산운용 등 투자사로 참여한다.
야나두는 이번 프리IPO를 추진하면서 7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리즈C 때보다 2배가량 올랐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야나두는 내년 중하반기 기업가치 1조원을 목표로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야나두는 카카오키즈 합병 이후 에듀테크에서 스포츠테크로 사업 구조 다변화에 주력했다. 주요 사업이었던 '야나두 영어‘ 외에 2020년 하반기 ’야핏 사이클‘ 론칭으로 홈트레이닝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야핏 사이클은 앱과 기기를 연동해, 집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국내외 주요 도시 명소를 달리며 운동할 수 있는 메타버스 홈트레이닝 서비스다. 올 1분기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엔 국내 최대 자전거 앱 ‘오픈라이더’의 운영사 쿠핏을 인수해, 자전거 내비게이션, 자전거 주행기록 관리 등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했다.
최근 글로벌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 가민코리아와의 업무협약(MOU)으로, 올 하반기 가민의 인도어 사이클 트레이너인 탁스(Tacx)와 야핏 앱을 연동한 프리미엄 서비스 출시도 준비 중이다. 가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야핏의 미국 진출도 본격화할 것이란 설명이다.
야나두는 이번 프리IPO를 통해 스포츠테크 사업을 집중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운동과 교육 중심의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다. 김정수 야나두 대표는 “에듀테크 중심이던 기존 사업구조를 메타버스 기반의 스포츠테크 사업으로 빠르게 확장하면서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며 "올 하반기 미국 진출과 내년 IPO를 목표로 사업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