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10·11단지 및 3단지 일부 임차인 대상 임대주택 우선분양전환 신청서 받아
1년 전 조기분양 요청에 답없다 5개 단지 한꺼번에 추진···하반기 부동산 침체 전망 때문?
임차인 50% 이상 신청, 감정평가 두 달 가량 소요될 듯···부영 “조기매각 통상적인 일”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부영주택이 경기도 화성시 향남2지구에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한 ‘부영 사랑으로’ 아파트 총 다섯 개 단지에 대해 조기분양에 나선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하반기 해당지역 부동산 시황이 좋지 않을 것을 우려해 회사 측이 조기에 분양에 나서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부영주택은 타 사업장에서도 임대기간 5년이 지나면 으레 해왔던 일인 만큼 조기매각 추진에 특별한 사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지난달 20일부터 하루 전인 30일까지 열흘 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하길리에 위치한 향남부영7단지, 9단지, 10단지, 11단지와 3단지 미분양 잔여세대 등 총 5개 단지 임차인을 대상으로 우선분양전환 추진 신청서를 받았다. 해당업무 관계자는 “신청서가 50% 이상 걷혀 곧 감정평가절차를 밟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에서 감정평가업체를 선정하고 이후 평가액이 나오기까지는 약 2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성 부동산 시장에서는 향남2지구 하길리에 위치한 단지 다섯 곳이 한꺼번에 조기분양을 추진하는 점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공공주택특별법 제50조의3 규정에 의해 10년 임대주택이라 하더라도 입주 후 5년이 지나면 조기에 분양을 시도하는 게 가능하지만,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부영 측이 해당 단지 조기 매각에 흥미없는 듯한 태도를 보여와서다. 일례로 7단지 입주민은 입주 5년이 되던 시점인 지난해 8월 회사 측에 조기분양 추진을 요청했으나 부영은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았고, 지난해 12월 입주민 간담회를 열고 부영에 조기분양에 대한 정식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그런데 부영이 7단지는 물론, 입주 5년차가 훌쩍 지난 9단지, 10단지, 11단지, 2년 전 분양 후 남은 3단지 잔여세대까지 해당 지역 5개 단지 모두를 갑작스레 일괄 조기분양 하는 것이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금리인상,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시장 전반이 침체기를 겪는데다 지역 부동산 분위기까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대기업이 손 터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당지역은 정부의 신안산선 연장 여부 결정 발표를 앞두고 있다.
부영은 특별한 사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부영주택 관계자는 “다른 지역 사업장 역시 10년 공공임대 분양단지여도 5년이 지나 임차인과 의견이 일치하면 조기분양을 추진해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부영은 올 들어 하남 미사강변부영 등에서 조기분양을 추진해오고 있다.
다만 조기분양 추진이 실제 소유권 이전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회사 측은 감정평가 결과에 따라 분양전환은 중단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