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바이오니아·진스랩·바디텍메드, 연구용 원숭이두창 진단제품 개발 완료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국내 진단업체들이 국내외 ‘원숭이두창’ 감염 진단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자 앞다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전 세계 원숭이두창 확산세 추이를 지켜본 뒤 각국 인허가와 국내 허가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아직 국내에서 개발된 원숭이두창 진단제품이 연구용으로만 개발된 만큼, 원숭이두창이 유행하고 있는 국가와 병원·연구소에 우선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풍토병인 원숭이두창은 지난달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뒤 이미 전 세계 50여개 국가로 확산됐고, 지난 22일에는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최근엔 원숭이두창이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자 유럽의약품청(EMA)은 천연두 백신을 예방용으로 확대 사용하기 위한 자료 검토에 들어갔다.

원숭이두창 진단제품 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원숭이두창 진단제품 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먼저 씨젠은 원숭이두창 진단시약인 ‘Novaplex MPXV Assay’ 개발을 완료했다. Novaplex MPXV Assay은 약 90분 만에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여부를 판별할 수 있으며 유럽 등 원숭이두창이 확산 중인 국가에 공급할 예정이다.

씨젠에 따르면 Novaplex MPXV Assay은 연구용으로 개발됐으며 글로벌 국가의 의료기관과 실험실 등으로 제공될 방침이다. 개발엔 약 3주가량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진다. 씨젠의 인공지능(AI) 기반 시약개발 자동화 시스템인 ‘SGDDS(Seegene Digitalized Development System)’를 통해 신속한 개발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씨젠 관계자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확산세 추이를 지켜본 뒤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면 본격적인 인허가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상황을 지켜본 뒤 유럽 CE 인증과 국내 허가 절차를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용 원숭이두창 진단시약을 필요로 하는 국가에 먼저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니아도 원숭이두창 검출용 키트 ‘AccuPower® Monkeypox Detection Kit’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만을 고민감도로 증폭할 수 있는 바이오니아의 특허기술인 ‘PyroHotstart’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원숭이두창으로 의심되는 샘플에서 DNA를 추출하면 높은 민감도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90분 내로 확인할 수 있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관련 키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검출용 키트를 원숭이두창이 유행하고 있는 국가의 병원과 연구소에 우선 공급한 뒤 향후 원숭이두창 확산세를 지켜본 뒤 국내 허가 절차와 유럽 CE 인증을 받을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식 허가 절차를 밟으려면 임상 데이터가 쌓여야 하기 때문에 의료기관과 연구소에 연구용 키트를 공급해 임상 데이터를 확보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진단시간을 70분 내외로 단축한 국내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GC(녹십자홀딩스)의 자회사인 분자진단 전문기업 진스랩과 바디텍메드는 각각 70분, 60분 내외로 원숭이두창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제품을 개발했다.

진스랩은 ‘원숭이두창’ 감염 여부를 확인 할 수 있는 진단키트(GCdiaTM Monkeypox Virus Detection Kit)를 개발했다. 진스랩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자체 생산 효소와 다중중합효소연쇄반응(multiplex PCR) 기술의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70분 내외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만을 특이적으로 검출하는 제품이다.

진스랩 관계자는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해외 환자가 훨씬 많기 때문에 확산세가 두드러지는 유럽 위주로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며 “국내 허가와 해외 인허가 계획은 하고 있되 아직까지는 확산세를 좀 더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바디텍메드는 자회사 유진셀을 통해 연구용 원숭이두창 분자진단키트 ‘ExAmplex Monkeypox PCR kit’ 개발을 완료했다. 전용 추출기기와 증폭기기를 사용하면 1시간 내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냉동보관을 해야 하는 일반 제품과는 달리 동결건조 시약을 사용해 상온에서 보관·유통 및 사용이 가능하다.

바디텍메드는 PCR 분자진단키트 외에도 간단한 채혈을 통해 얻은 피 한 방울로 체내 원숭이두창 항체 보유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신속 항체진단키트 개발에도 착수했다. 해당 제품은 15분 안에 감염여부를 알 수 있다. 바디텍메드의 원숭이두창 신속항체검사 키트는 내달 개발을 마치고 임상과 수출허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바디텍메드 관계자는 “PCR 검사의 경우 증상 발현 후 수포에서 검체를 채취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감염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반면 항체진단키트는 잠복기에도 항체 보유 여부를 통해 감염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에 조기진단 방식의 대안이 될 것이라 예상해 신속항체검사 키트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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