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과 영업익, 전년比 11.5%와 15.9% 증가···영업이익률, 업계 평균 두배 ‘34.7%’
명인제약 “낮은 매출원가율이 30%대 영업이익률 원인”···업계, 판관비율 감소도 영향 지적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연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 중견제약사 명인제약이 30%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제약업계 평균의 두 배인 영업이익률과 관련, 회사와 업계는 낮은 매출원가율과 감소하는 판관비율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949년생인 이행명 명인제약 대표이사 회장은 종근당 영업사원으로 업계에 입문한 후 36세에 명인제약을 창업했다. 이후 잇몸약 ‘이가탄’과 CNS(중추신경계) 약물을 중심으로 연매출 2000억원대 중견제약회사로 성장시켰다. 명인제약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재혁 사장과 고동규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 기존 이 회장을 포함, 3인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사장 2명을 공동대표로 선임한 것은 향후 명인제약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명인제약은 지난해 개별재무제표 기준, 2095억원 매출을 달성, 전년대비 11.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5.9% 증가한 7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부터 보면 명인제약은 최근 3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19년 1818억원에 이어 2020년 1879억원, 2021년 2095억원 매출을 올리며 연매출 2000억원 클럽에 가입한 것이다. 1985년 설립된 명인제약이 36년 만에 연매출 2000억원를 달성한 원인은 CNS 약물의 꾸준한 성장세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2년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코로나블루 여파도 요인으로 파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가 예상외로 장기화되면서 우울감 때문에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늘면서 정신건강의학과는 최근 2년 새 급성장한 전문과목으로 꼽힌다”며 “이에 관련 의약품을 납품하는 제약사 매출도 늘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코로나로 인한 의료 이용 행태 변화(2020년 3~7월 진료)’에 따르면 기분장애와 신경증성 스트레스-연관 및 신체형 장애 환자 수는 각각 7.1%, 3.5% 증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인 명인제약 특성상 정확한 품목별 매출을 알 수 없지만 명인제약 CNS 약물은 지난 2020년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CNS 약물 시장에서 선두권 업체인 탓에 안정적 성장 기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 처방행태도 한 요인으로 판단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사별 차이는 있지만 보수적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상대적으로 다른 과목 의사들에 비해 한번 처방한 의약품을 변경하지 않고 지속 처방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 역시 최근 3년간 지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9년 581억원에 이어 2020년 628억원, 2021년 727억원으로 집계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경영지표는 영업이익률이다. 2019년 31.9%, 2020년 33.4%, 2021년 34.7%다. 통상 국내 제약사 영업이익률 평균 수치가 10%대 초반이거나 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단순하게 코로나 여파라고 판단할 수 없다”며 “코로나가 국내 유입되기 전인 2019년 영업이익률도 31.9%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명인제약은 매출원가율이 낮다는 점을 원인으로 강조했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명인제약 재무팀 관계자는 “업계 평균이 50% 이상인 매출원가율이 명인제약은 30%대 수준”이라며 “다른 회사에 비해 직접 제조한 ‘제품’ 비중이 90% 이상이고 이를 토대로 한 낮은 원가가 높은 영업이익률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명인제약 매출원가율은 2016년 38.7%, 2017년 36.6%, 2018년 33.5%, 2019년 32.8%, 2020년 35.3%, 2021년 33.9%로 집계된다.
업계에 따르면 영업이익률에 영향을 주는 판관비율의 지속 감소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판관비율은 매출에서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지칭한다. 명인제약 판관비율은 2016년 42.0%에서 2017년 40.6%, 2018년 34.6%, 2019년 35.2%, 2020년 31.3%, 2021년 31.3%로 떨어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명인제약은 그동안 cGMP 수준 자동화 시설투자와 자체 합성원료 사용을 통한 원감절감 등으로 영업이익률 제고에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은 시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영업이익률 30%대 달성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명인제약은 설립 37년이 된 업체로 그동안 경영 노하우가 많이 축적돼있다”며 “지속적으로 CNS 약물 시장에 진입을 추진하는 제약사들이 늘어 매출은 불투명하더라도 견고한 수익구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처럼 높은 영업이익률과 매출로 인해 명인제약 현금 유동성은 풍부한 상태로 파악된다. 2021년 말 기준, 명인제약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06억원이다. 단기투자자산은 650억원이다. 총 1156억원 규모다. 단기투자자산은 만기가 1년 내 도래하거나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지칭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특정 품목군에 올인해 성장한 업체들이 있는데 명인제약도 대표적 사례”라며 “회사 경영의 내밀한 부분은 알 수 없지만 원가를 줄이고 수익성에 치중한 결과가 최근 도출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