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세포치료제, 직접 암세포 찾아 파괴···CAR-T보다 공격력 강해
고비용·장시간 CAR-T 치료제 대안으로 부상···“대량 배양도 가능”
GC셀·엔케이맥스 “세계 최초 NK세포치료제 개발에 집중할 것”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직접 암 세포를 찾아 파괴하는 NK세포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바이오 업계가 개발에 나섰다. 그간 업계가 집중 개발해 온 T세포나 CAR-T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한 대안 치료제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세계 최초 NK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NK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면역세포를 말한다. T세포 같은 면역세포도 암세포를 공격하지만 항원-항체 반응으로 공격력이 제한적인 반면, NK세포는 이런 반응이 없어 나쁜 세포를 사멸하는 능력이 더 강하다.

NK세포치료제는 환자에게서 추출한 NK세포를 고용량으로 배양해 환자에 투여하면, 나쁜 세포를 사멸하는 능력이 강화돼 훨씬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CAR-T 치료제보다 유전자 조작이 덜 복잡하고, 대량 배양도 가능해 비용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전 세계 바이오 기업들은 세계 최초 NK세포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GC셀, 엔케이맥스, 차바이오텍 등이 개발에 한창이다.

엔케이맥스의 NK세포치료제 주요 파이프라인.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 중 가장 선두에 있는 엔케이맥스는 ‘슈퍼NK’라 불리는 후보물질 ‘SNK01’을 개발했다. 암세포 살상 능력을 극대화한 NK세포를 99% 이상 고순도로 대량 증식하는 방식으로, 기존 NK세포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NK01은 비소세포폐암, 육종암 등 적응증을 타깃으로 여러 국가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은 SNK01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투여하는 방식과 단독 투여 방식으로 진행된다. 

4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는 머크 키트루다와 병용투여로, 지난해 국내 1·2a상을 마쳤다. 현재 미국에서 독일 머크, 화이자와 공동임상으로 진행하는 육종암 치료제는 키트루다와 바벤시오를 병용하는 방식이다. 

이달 초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공개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슈퍼NK 단독투여군에서 9차례의 기존치료제 치료에도 듣지 않는 환자 9명 중 6명이 암덩어리가 더 커지지 않는 안전병변(SD: stable disease)로 확인됐다. 질병통제율(DCR: Disease Control rate)은 66.7%을 기록했다. 학회는 NK세포 단독투여만으로 암의 진행이 멈추는 효과를 보여, 안전성 및 유효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엔케이맥스는 SNK01 외에도 동종 면역세포치료제 ‘SNK02’를 연구 중이다. 

GC셀의 NK세포치료제 주요 파이프라인.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GC녹십자의 세포치료제 전문 자회사 GC셀은 NK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NK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 중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건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 ‘AB101’이다.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가 불가한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에게 AB101과 표적항암제 리툭시맙을 병용해 투약하는 방식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올 연말 1상의 중간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위암, 유방암 등의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한 ‘AB201’은 연내 1상에 대한 IND를 제출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내년엔 B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202의 1상이 시작될 예정이다.

최근 T세포 림프종 치료제 후보물질 ‘CT205A’을 추가하면서 NK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장했다. CT205A는 T세포 림프종 환자에게 많은 CD5 단백질을 찾아 공격하는 방식으로, 기존 치료제보다 암 세포를 찾아낼 확률을 대폭 높였다. 

GC셀 관계자는 “최근 추가한 CT205A는 기존 CAR-T 치료제의 한계점을 뛰어넘어,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머크와 함께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을 추가 발굴해 개발 파이프라인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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