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영 딥브레인AI 대표 인터뷰

장세형 대표/사진=이하은 기자
장세영 대표/사진=이하은 기자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AI 휴먼으로 만들자는 논의가 오래전부터 있었다. 사후에 다시 부모님을 만나면서 추억하는 서비스다.”

딥브레인AI가 고인의 생전 모습을 AI 휴먼으로 제작하는 사후 서비스를 시작했다. AI 휴먼으로 사후 서비스를 출시한 것은 딥브레인AI가 처음이다. 이용자는 AI 휴먼과 만나고 생전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

AI 휴먼을 활용한 첫 유족들을 위한 서비스가 등장하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딥브레인AI가 지난 15일 유튜브에 올린 서비스 소개 영상은 12일만인 27일까지 조회수 17만회를 기록했다. “진정 의미 있는 기술”, “꼭 한번 다시 만나고 싶다”는 댓글 반응이 주를 이뤘다. 

여기에 사용된 기술은 딥브레인AI 기술인 휴먼 솔루션이다. 휴먼 솔루션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모습과 목소리를 합성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다. 딥브레인AI는 지난 4~5년간 관련기술을 개발했고, 기술 개발 후 지난 1년 동안 리메모리 서비스를 준비했다.

장세영 딥브레인AI 대표를 만나 신규 서비스의 런칭 계기부터 회사의 핵심 기술 및 사업 전략 등을 인터뷰했다.


다음은 장 대표와의 일문일답.

- 리메모리(Rememory) 서비스란

부모님의 생전 모습을 가상인간으로 만들어 사후에 만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추모하고 추억하자는 의미에서 ‘리메모리’란 서비스명을 짓게 됐다. 과거 챗봇을 통해 부모님과 대화하는 것 같은 서비스는 있었지만, 생전 모습과 목소리까지 똑같이 복원·구현해낸 것은 최초다. 

제작과정을 보면 스튜디오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촬영을 한다. 이용자가 카메라 앞에서 글을 읽으면 이를 수집해 음성과 영상을 합성한다. 수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 데이터에 가공해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학습을 거치면 AI휴먼이 완성된다.

- 2년 전 MBC VR휴먼다큐 ‘너를 만났다’와 유사한 것 같다. 

리메모리 서비스를 만드는 데 ‘너를 만났다’가 큰 영향을 미쳤다. 감동적인 서비스지만, 출연자만 이용할 수밖에 없는 점이 리메모리를 만들게 된 계기 중 하나다. 리메모리는 많은 사람들이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서비스화한 거라고 보면 된다. 방송에 나오지 않아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리메모리에 대해 긍정적인 평과 궁금하다는 반응이 많다. 현재 한 방송국과 함께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고, 올해 하반기 방영을 앞두고 있다.  

- 딥브레인AI만의 경쟁력은

딥러닝 AI를 활용한 립싱크 영상 합성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다. 자체 인공 신경망 구조를 설계해 이용자와 실시간 대화를 지원한다. 여기에 음성 및 영상 합성, 자연어 분석 기술 등이 사용된다. 이를 통해 AI휴먼이 말을 할 때도 어색하지 않고 사람과 유사하게 보인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수준의 기술이다. 

- 딥브레인AI의 사업 분야 및 사업전략은 어떻게 되는가.

AI휴먼을 활용해 금융, 교육,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키오스크형 AI 은행원을, 삼성증권에 AI 애널리스트를 공급했다. 교원은 빨간펜 학습지에 AI 튜터를 활용한다. 최근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 AI휴먼을 적용했다. 가상 인플루언서를 키우기 위해 엔터 기업이나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기업과 제휴도 준비하고 있다. 이미 1만명 이상의 AI 휴먼을 제작해 뒀다.

전략은 핵심 기술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4개 사업 분야는 다른 기업과의 제휴가 가능하다. 예를들어 엔터 분야에서 다른 기업과 제휴를 맺어 기술을 제공하고 제휴 기업은 콘텐츠와 유통을 담당하는 식이다. 즉, 사업 전략은 코어 기술을 더 강하게 만들고 이를 확장하는 것이다.

- 메타버스 분야로 진출도 생각하고 있는가

메타버스 내 아바타 시장을 장악하겠다란 의지를 갖고 오래 준비해왔다. 메타버스에서 보다 실감나는 아바타를 제공하려 준비하고 있다. 은행처럼 신뢰를 주는 서비스가 필요한 곳에 실사형 AI 아바타를 제공하는 것이다. 립싱크 기술을 3D 캐릭터에 접목해 AI아바타를 제공하겠다. 

현재 메타버스 플랫폼이 아닌 AI 아바타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누구나 본인 아바타를 쉽게 얻을 수 있고, 이를 여러 메타버스 환경을 쓸 수 있게 해 주는 식이다. 또 B2B를 대상으로 메타버스를 만드는 기업에 AI 아바타를 제공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 CES를 비롯해 글로벌 박람회에 참여했는데, 성과를 공유한다면

미국 ‘CES 2022’에서 AI휴먼 기술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인 ‘AI STUDIOS’를 출품해 스트리밍 부문의 혁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전세계 IT 스타트업과 경쟁해서 수상했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두바이 정보통신전시회(GITEX) ‘슈퍼노바 챌린지’ 피칭대회에서 700개의 스타트업을 제치고 종합 우승을 했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글로벌 기술 피칭대회 ‘T-챌린지’에서도 솔루션 개발 부문 3위를 수상해 5만유로(6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 글로벌 진출 현황은 어떻게 되는가

중국에 이어 미국에 법인을 세워 해외 기업들과 사업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최대 국영방송사인 중국중앙TV(CCTV)에 AI앵커를 납품했다. 앞서 메이저 방송사 베이징TV와 칭하이방송에도 AI 앵커를 납품했다. 당시 중국의 쟁쟁한 업체들과 경쟁해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현재 중국 미디어 및 은행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사업을 시작한지 6개월 정도 됐다.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CES에서 성과를 올렸고, 세계 최대 리테일 전시회 ‘NRF 2022’, ‘국제방송장비전시회(NAB 2022)’ 등에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십 프로그램에 선정돼 마이크로소프트가 우리 제품을 고객사에게 소개해주고 있다.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도 지사를 세우고 활발하게 영업하고 있다. 

- 지난해 지하철에 파격적 조건의 구인광고 걸었다. 인력 수급 상황은

지난해 초 임직원 수 약 40명에서 현재 13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올린 지하철 광고가 효과가 있었다. 핵심 부서는 딥러닝과 머신러닝을 연구하는 부서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팀도 연구 조직에 속해 있다. 코어 기술을 서비스화하는 개발팀도 따로 있다. 연구 조직과 개발 조직이 60~70%를 차지한다. 

- 딥브레인AI의 목표는 

올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현재까지 성과를 볼 때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 글로벌 AI휴먼에서 1등 기업이 되는 것도 목표다. 이를 위해 핵심 기술을 고도화하고 메타버스 등 관련 산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고, 지난해 말부터 활발하게 해외 사업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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