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의장, 미국 경기침체 공식 인정
비트코인 체굴업자들도 매도세 행렬 동참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이번 주(20~24일) 비트코인은 한 동안 상승세를 탔지만 다시 하락하면서 2만달러 선을 회복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가상화폐 채굴업체도 매각 행렬에 동참한 탓에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좀처럼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자 비트코인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증시에 사상 최초로 상장되기도 했다.    

25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세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비트코인은 2만달러(약 2593만원) 부근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 초엔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에 21일 오후엔 2만1500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내 하락세로 접어들더니 2만달러 수준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주 초 상승은 저가 매수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 전문 헤지펀드인 판테라캐피털의 파트너 폴 베라디타킷은 블룸버그에 "기관투자자들이 매수 기회를 보고 있는 바닥 근처의 수준을 찍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제로 파월 연준 의장은 22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을 강력히 약속한다.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면서 "미국 경제는 매우 강력하고 강도 높은 통화정책을 감당할 수 있다"면서도 "(경기 침체)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상화폐 채굴 업체들이 비트코인을 대거 처분한 점도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암호화폐 채굴 기업 비트팜은 지난 한 주 동안 3000개의 비트코인을 6200만달러(약 804억원)에 처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프 루카드 비트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을 고려해 유동성을 높이고 있다"며 "우리는 하루 동안 생산하는 비트코인(약 14개)을 더는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하락세가 이어지자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수록 수익을 보는 구조로 설계된 상장지수펀드(ETF)가 뉴욕증시에 사상 최초로 상장되기도 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자산운용사 프로셰어즈가 운용하는 '프로셰어즈 숏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I)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다. 더구나 첫 날 정규장에서 시세가 3.45% 급등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비트코인이 상승하면 수익을 보는 기존 ETF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엔 캐나다 토론토 증시에 상장된 '퍼포스 비트코인 ETF(BTCC)'에서 운용 자산의 약 51%에 해당하는 자금이 지난 17일 하루 동안 인출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지난 주말 한때 비트코인 가격이 1만8000달러 아래로 하락한 상황에서 돈이 빠져나갔다.

2만달러 선은 회복했지만 향후 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앱솔루트스트래티지리서치(Absolute Strategy Research)의 이안 하넷(Ian Harnett) 공동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사례를 보면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치에서 약 80% 하락하는 경향을 보여준다"며 "이에 따라 1만3000달러가 핵심 지원 영역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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