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추산 롯데百 대전 매출 지속 하락···지난해는 대전신세계에도 밀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굵직한 브랜드로 상위권 랭킹···대전 랜드마크 경쟁 치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대전신세계 Art&Science(아트앤사이언스)가 출점한지 1년 가까이 된 가운데 이랜드가 아웃렛을 출점하며 대전이 유통 대기업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그간 롯데백화점과 한화갤러리아백화점 두 축으로 굳혀졌던 상황에서 신규 점포 출점이 이어지자 대전 핵심 점포인 롯데백화점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치열해지는 대전 유통 경쟁에서 롯데백화점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전이 유통업계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롯데백화점과 한화갤러리아백화점이 자리 잡고 있던 대전에 지난해부터 신세계, 이랜드그룹이 뛰어들며 유통 경쟁을 키웠다.
대전은 교통, 상권 등 여러 부분에서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꼽힌다. 경부선 KTX와 SRT가 대전역에 모두 정차하고 서대전역을 통해 호남선의 주요 도시까지 접근이 용이해 호남 지역 고객까지 끌어 모을 수 있다.
이처럼 대전에만 롯데,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이랜드 등 주요 유통 대기업이 모두 출점하면서 어느 기업이 ‘대전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유통 대기업이 모두 대전에 뛰어들자 업계에 따르면 생로랑·발렌시아가·구찌 등 명품 브랜드들과의 협업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선 대전 지역 백화점 성적은 현재로서 한화갤러리아가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통상 백화점들은 점포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백화점 업계가 추산한 점포별 매출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점 매출은 74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가량 신장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점은 대전에 출점한 이래 전국 주요 백화점 매출 순위에서 20위권 안에 랭킹되며 독보적인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지난해 매출 1829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지난해 매출 기준 백화점 53위를 기록했고, 매출도 전년 대비 9.8% 하락하며 역성장했다. 특히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지난해 매출은 지난해 출점한 대전신세계보다도 낮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각에서는 롯데백화점 대전점 매출이 지속 하락하고 있어 건물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현재 임대형식으로 해당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대전에 한화갤러리아백화점이 들어선 이후 롯데백화점이 오픈하며 거리, 매출 등 모든 방면에서 5년정도 라이벌 구도로 경쟁을 펴왔다”며 “그러나 대전 지역 소비자 관심도, 백화점 입점 브랜드 등 모든 방면에서 롯데백화점이 갤러리아백화점에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독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전국 백화점 매출에서 상위권을 기록하는 배경에는 갤러리아가 대전 명품 1번지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대전점은 충정지역에서 유일하게 루이비통, 구찌, 롤렉스,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강력한 명품 라인업을 갖추면서 기존 VIP 고객 마케팅에 공들이며 고객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대전신세계도 신세계의 강점으로 꼽히는 명품 라인업을 키우고 있다. 현재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매장은 오픈하지 않았으나 구찌·생로랑·버버리·보테가베네타 등 준명품 라인을 들였고, 3대 명품과 함께 명품 브랜드 입점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괄목할만한 브랜드가 없다.
실제 롯데백화점을 향한 대전 지역 소비자들 반응도 부정적이다. 대전에 거주하는 박아무개씨(30)는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거의 아웃렛에 가깝다”며 “백화점은 브랜드 보고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롯데보다 인근에 위치한 갤러리아로 찾아간다”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점 VIP고객이라는 소비자는 “대전신세계 오픈했을 때부터 양사 다 다닐정도로 대전신세계는 입점 브랜드가 화려하다”며 “백화점에서 구매할만한 브랜드가 롯데보다 갤러리아, 신세계에 있다보니 롯데백화점에는 잘 가지 않게된다”고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대전신세계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점 대비 도심에 위치하고 있어 생활밀착형 MD를 강화하고 있다”며 “우수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문화센터와 같은 서비스를 강화하고, 브랜드 입점을 키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재계약 여부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대전점은 유형매출은 저조하지만 이익이 꾸준히 나는 점포”라면서 “2년 전에 재계약을 했고 한번 계약하면 단기가 아닌 장기로 점포를 운영하기 때문에 해당 소문은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