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주총서 임선숙 변호사 선임···사내이사 1·사외이사 5인 구성
일부 사외이사 중흥 측 인사 해석도, 내년 이후 중흥 색채 더욱 짙어질 듯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대우건설이 이달 말 새로운 사외이사 선임에 나선다. 올해 초 증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작업이 마무리 되며 이사회 구성진이 모두 물갈이됐는데, 이에 이은 사외이사 추가 신규 선임 건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달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로 임선숙 후보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임 후보자는 법무법인 이우스 대표변호사로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위원과 광주지방국세청 국세심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임 후보자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나면 대우건설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비중이 각각 1대 5로 타 건설사 대비 사외이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진다. 일례로 현대건설, GS건설은 각각 사내이사 대 사외이사 비중이 2대 4이고, DL이앤씨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이다. 게다가 이번에 선임을 앞두고 있는 임 후보자는 여성이어서 이사회 내 여성할당을 근간으로 한 새 자본시장법 및 사회적 흐름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도 부합하게 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 법인은 7월까지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외이사 구성비율이 높으면 기업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 이사회 구성 역시 표면적으로는 최대주주인 중흥으로부터 독립된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간의 눈높이나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 1분기 사외이사에 선임된 이인석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및 김재웅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현재 법무법인 광장의 소속변호사 및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광장은 지난해 8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앞두고 실사를 맡았던 곳인 만큼, 건설업계에서는 두 인물에 대해 중흥 측 인사라는 평가가 줄곧 이어졌다.
여기에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사위이자 대우건설 인수 작업에 주도적으로 나섰던 김보현 헤럴드 부사장까지 합류하면 대우건설에 중흥의 입김이 더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김 부사장은 올해 초 대우건설 사내이사로의 선임을 위한 주총까지 공시하며 대우맨으로의 행보를 예고했으나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이전 업무와의 유관성을 이유로 내년 4월까지 취업 제한을 받았다. 대우건설은 과거 다수의 군 관련 사업을 수주했고, 김 부사장은 공군 제19전투비행단장과 방위사업청 항공기사업부장을 거쳐 2020년 공군 준장으로 퇴역했다.
향후 3년 뒤 부터는 대우건설의 독립성 유지가 더욱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다. 앞서 중흥과 대우건설 노조측 간 협의에서 ‘법인 대표는 인수시점부터 3년 동안 대우건설 임원 중 선임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 초 정창선 회장의 손자가 오너 일가라는 이유로 요직을 맡은 전례가 있지 않나”라며 “노조와 합의한 기간이 지난 이후에는 대표이사 뿐 아니라 전결권자들이 중흥 측 인사로 채워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