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강화 위해 2020년부터 주력
외부 일감 7448억원 확보, 수주 총액 15% 차지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신세계건설이 물류센터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층 강화된 모양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형 수주를 잇따라 따내며 시장 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그동안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의 일감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외부 수주가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주 기회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 16일 지엘옥정피에프브이와 ‘양주옥정물류센터2 신축공사’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으로 경기도 양주시 고암동 592-1번지 일대에 연면적 6만7540㎡ 규모의 물류시설을 건설한다. 계약 금액은 875억6000만원이다. 지난달에도 같은 발주처인 지엘옥정피에프브이로부터 2266억원 규모 ‘양주옥정물류센터 신축공사’를 수주했다. 물류센터는 연면적 17만4583㎡ 규모 물류시설이다. 신세계건설이 두 건의 계약으로 올린 수주액은 314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1조2567억원)의 25%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앞서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화성JW물류센터 신축공사’(1059억원)와 ‘평택포승물류센터 신축공사’(1497억원)도 수주했다. 2020년 계약을 따낸 광주오포물류센터 신축공사(1718억)까지 더하면 신세계건설이 물류센터로 확보한 수주액은 7448억원이다. 전체 수주총액의 15%를 차지한다. 2018년 초만 해도 물류센터 관련 수주가 이마트가 발주한 김포고촌 물류센터(547억원)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중이 대폭 확대된 것이다. 신세계건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2020년부터 물류센터를 주력 사업으로 선정했다.
신세계건설이 물류센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건 이마트와 스타필드 등 그룹 물류 인프라 시공 경험과 노하우가 바탕이 됐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2003년 첫 물류시설을 준공한 이후 지금까지 46건의 실적을 달성했다. 누적 수주액은 1조2000억원이 넘는다. 이 기간 동안 물류센터에 반품되는 물건을 자동 분류하는 기술과 물류센터 시공기술(WAS, MSP공법) 등 다양한 신기술∙특허를 확보해 수주 경쟁력도 키웠다. 이달 21일엔 포스코건설, 아이에스동서, 윈윈개발 등과 함께 ‘프리캐스트’(사전제작 콘크리트∙PC) 공법 관련 신기술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도 사업 비중을 확대한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 성장으로 택배 물동량이 커지면서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 가치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글로벌 상업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쿠시먼앤웨이크필드에 따르면 국내 물류 부동산 투자시장은 2016년부터 매년 역대 최고 거래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거래된 연면적 3300㎡ 이상 크기의 물류센터의 거래 규모가 7조7000억원에 달해 5조5000억원을 기록한 2020년과 비교해 그 규모가 41% 증가했다. 올해 전국 공급 물류센터 규모 역시 235만평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물류센터에 대한 관심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신세계건설 입장에선 수주 기회가 늘어나는 셈이다.
신세계건설은 “사업 다각화로 다양한 부분에서 수주 성과를 이뤄가고 있다”며 “특히 물류시설사업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가운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분야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과 수주 확대 전략을 통해 물류시설 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세계건설은 그동안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 그룹에서 발주한 상업시설 건설을 통해 성장해 왔다. 하지만 유통업계가 온라인, 비대면 채널로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성장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주거 브랜드 빌리브’(VILLIV)를 통한 주택 사업과 물류센터, 공공사업 등 외부 일감을 늘리는 사업구조 재편에 온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