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KT, 디지털치료기기 개발 스타트업에 합작 투자
너도나도 디지털치료제 진출 준비···수요 확대 기대↑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디지털치료제가 헬스케어 분야의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면서 개발에 뛰어든 기업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제약·바이오 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디지털치료제 분야 사업 확장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전 세계 디지털치료제 시장 규모 전망./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전 세계 디지털치료제 시장 규모 전망./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허가를 거친 국내 1호 디지털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웰트(불면증)·뉴냅스(시야 장애)·라이프시맨틱스(호흡 재활)·에임메드(불면증) 등이 현재 식약처 허가를 목표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대기업도 사업 다각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디지털 치료제 시장 진출을 활발하게 계획하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는 목적의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기기를 의미한다. 건강상태 관리와 의학적 장애, 질병의 관리·예방, 복약 최적화, 의학적 질병·장애 치료 등에 쓰인다.

먼저 SK바이오팜은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뇌전증 관련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센서를 이용해 뇌전증 발작을 감지·예측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 5월 미국 디지털 치료제 기업 ‘칼라헬스’에 투자했다. 올해 국내 임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한독은 디지털치료제 개발을 위해 ‘웰트’에 지분을 투자하고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3월 한독은 웰트에 3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하면서 알코올 중독과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공동개발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KT의 합작 투자도 주목된다. 양사는 디지털 치료기기와 전자약 등을 개발하는 ‘디지털팜’에 합작 투자를 진행하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설 방침이다. 첫 사업으로는 알코올과 니코틴 등 중독 증상에 쓰는 디지털 치료제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분야 전자약 상용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번 합작 투자를 통해 한미약품 디지털 치료기기 B2H(기업-병원) 사업전략 수립, 처방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인허가를 맡는다. KT는 디지털 치료기기 플랫폼 개발과 사업전략 수립 및 파이프라인 제공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디지털팜은 다양한 질병에서의 디지털 치료기기 신규 파이프라인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상용화에 필요한 임상 연구 인프라를 지원한다. 현재 개발 중인 알코올과 니코틴 등 중독 관련 디지털 치료제의 확증 임상을 올해 하반기에 시작할 예정이다. 또 난청, 연하장애(삼킴장애) 등에 쓸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와 이를 활용하기 위한 비대면 플랫폼 개발에 주력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디지털 치료제 상용화를 위해 정보통신기술, 제약, 의료기관 각각의 필요한 역량 강화에 집중하기 위해 3사의 역할을 구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분야별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임상시험 승인 현황./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식약처의 ‘디지털 치료기기 등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 현황’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기 임상시험 허가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 임상시험은 질병 ‘진단 보조’ 분야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우울장애 등 경증 정신질환을 ‘예방·치료’하는 분야와 생체신호를 분석해 단기 질환 발생을 예측하는 ‘질환 예측’ 분야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지난 2018년 6건에서 2019년 17건, 2020년 21건 , 2021년 26건, 2022년 5월 현재 14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지털치료기기 시장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지만, 전통 의약품과 대면 상담을 통한 일반적인 치료를 넘어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며 “또 환자 입장에선 병원에 통원해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시간 효율 측면에서도 큰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약 바이오 기업과 IT 기업의 디지털치료제 개발이 높아지는 이유도 이들의 기존 파이프라인, 빅데이터 기술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수 있다는 메리트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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