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전문약 192억원 매출···CCB 성분 오리지널 도입, 당뇨병 치료제 품목 확대 추진
작년 45억원 매출 건기식, 1분기 43억원 달성···항암·자가면역질환·소화기질환 신약개발 도모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난해 사명 변경과 사옥 이전 등 변화를 추진했던 팜젠사이언스가 올해 들어 매출과 영업이익 증대를 실현했다. 이에 당초 설정했던 매출 목표 1400억원을 달성할지 주목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961년 출범한 팜젠사이언스는 회사 이미지 제고를 위해 지난해 3월 우리들제약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이어 7월에는 사업 확장을 위해 본사를 가락동에서 방배동으로 이전했다. 팜젠사이언스는 박희덕, 김혜연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1968년생인 박 대표는 경영전반을 총괄한다. 동아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그는 조아제약 특수사업부장을 역임했다. 김 대표는 연구개발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1957년생인 그는 이화여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후 캔사스주립대 약학대학원,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원을 나왔다. 대화제약 개발본부장과 우리들제약 개발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9년 3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팜젠사이언스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1099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후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어 올 1분기 전년대비 70.6% 증가한 41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분기 최고 매출액인 지난해 4분기 325억원보다 26% 증가한 실적이다. 지난해 매출의 37.3%에 달한다. 이같은 매출 증가 원인은 전문의약품 판매가 늘고 사업다각화를 위해 진출한 건강기능식품 사업이 빠르게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약의 경우 전년대비 55.1% 늘어난 192억원 매출을 올렸다. 주요 품목군 중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호흡기 제품 매출이 364% 증가했다. 소염제와 항생제도 각각 213.2%, 128.9% 성장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1분기 2억원에 그쳤던 건기식 매출은 43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14억원 적자였던 영업이익 역시 올해 32억원을 달성,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났음을 입증했다. 증가 원인을 보면 판매관리비 비중이 감소하고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을 위해 설비투자에 집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팜젠사이언스는 올해 매출 목표를 1400억원으로 설정, 기존 주력분야인 전문약 사업과 새롭게 진입한 건기식 사업 성장에 올인한다는 방침이다. 전문약 사업에서 고혈압 치료제 ‘바르디핀정’과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틴정’이 고매출 품목으로 꼽힌다. 바르디핀정은 삶의 질 개선(QOL : Quality Of Life) 약물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단독 성분에서 CCB(칼슘길항제)+ARB(안지오텐신2) 복합제로 전환되는 단계”라며 “복합제는 단독성분 2종 처방보다 투여되는 약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약물을 지속 복용하는 환자에게 이점이 있어 향후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1분기 바르디핀정 매출액은 19억원이다. 지난 2020년 62억원에 이어 2021년 61억원 매출을 달성한 품목이다.
리바틴정은 신속한 LDL-C 강하 효과와 안전성이 확보됐고 복약순응도가 향상된 제품이다. 노인 환자 증가와 더불어 급여기준 완화로 처방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매출액은 11억원이다. 2020년은 45억원이다. 지난해는 42억원 매출을 올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팜젠사이언스는 지난해 고지혈증 치료제인 Atorvastatin+Ezetimibe 복합제 ‘리바젯’을 4월 발매, 매출 15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기록했다”며 “NSAIDs 약물 쎌레코캡슐의 저함량 100mg을 발매, 함량을 다변화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고혈압 치료제 중 CCB 성분 오리지널 제품 도입을 앞둔 상태로 파악된다. 암로디핀이 차지하고 있는 3000억원 규모 CCB 시장에서 신제품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또 TZD 계열 ‘Pioglitazone’ 성분인 글루피오정 발매를 시작으로 당뇨병 치료제 품목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6000억원을 초과하는 DPP-4 억제제 시장에 ‘Teneligliptin 단일제(테라립틴) 및 Metfotmin 복합제(테라립틴듀오)’를 시작으로 당뇨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Teneligliptin은 5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목표혈당 도달률이 70%에 육박하고 신장애 및 간장애 환자에 용량 조절이 불필요해 처방이 용이하다”며 “Metformin 복합제의 경우 정제 사이즈를 최소화해 복약순응도를 높혔다”고 설명했다.
단기간 매출이 급성장한 건기식 사업의 경우 면역력강화 식품인 ‘닥터큐민’이 대표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45억원 매출을 올린 건기식 사업은 올 1분기 이미 43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참고로 건기식 사업과 병행해 진행 중인 코스메틱사업 주요 제품은 ‘플렉스파워 리커버리 크림’과 ‘올인원 에센스’로 파악된다. 팜젠사이언스는 항암과 자가면역질환, 소화기 질환을 향후 3대 중점 신약개발 분야로 정한 상태다. 특히 소화기 질환에 대한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팜젠사이언스가 지난 4월 DrugDiscovery 실장으로 김동규 박사를 영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실장은 아주대학교병원을 거쳐 HK이노엔에서 의약평가센터 센터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국산신약 30호 ‘케이캡’ 개발에 핵심 역할을 맡았으며 자가면역질환과 항암, 백신 등 다양한 질환에서 신약개발 경험을 갖춘 전문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소화기 질환은 시장 규모면에서 크지 않지만 일본,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국가가 주도권을 가져온 질환 분야”라며 “질환의 발병 빈도, 질환 분류체계, 내시경을 비롯한 의료진 기술과 의료시스템이 선진국보다 앞서며 신약 개발분야에서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팜젠사이언스는 안전성을 개선한 거대고리형 간 특이 MRI 조영제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MRI 촬영 시 사용되는 가돌리늄 조영제는 거대고리형과 선형으로 구분되는데 선형 조영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퇴출되고 거대고리형 조영제로 전환됐다. 하지만 간을 조영할 때 사용되는 간 특이 조영제는 아직 거대고리형이 없다. 회사가 개발 중인 간조영제는 거대고리형으로 국내특허등록 및 해외물질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오는 2024년 비임상시험 착수에 이어 2025년 임상 1상 IND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만 나왔기 때문에 목표 매출 달성 여부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팜젠사이언스 각종 경영지표가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회사가 최근 2년간 영업적자를 경험했기 때문에 방심하지 말고 전문약과 건기식 사업에 주력하면 목표 매출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