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휴미라 시밀러 '유플라이마' 2배 용량 개발···유럽·국내 허가
'고농도·고용량'으로 처방수요 확대 목표···“환자들에 다양한 옵션 제공”
내년 7월 미국 물질특허 만료···오리지널 제약사 애브비社와 경쟁 예고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셀트리온이 기존에 허가받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용량을 두 배 높여 더 많은 수요를 확보하게 됐다.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유럽에 이어 국내에서도 허가를 획득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앞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완료해 먼저 시장에 진출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넘어, 오리지널 제약사 애브비에도 도전장을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지난해 허가받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의 기존 용량보다 두 배 늘린 80mg 용량 제형의 국내 판매허가를 추가 획득했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유럽에 이어 국내에서도 40mg/0.4ml, 80mg/0.8ml 두 가지 용량 제형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고용량이 필요한 환자나 후속치료 등 처방 수요 확대를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애브비사가 개발한 휴미라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207억달러(한화 24조8000억원)를 기록한 세계 1위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대표적인 적응증은 류마티스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건선 등 질환이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18년 먼저 출시했지만, 셀트리온이 뒤이어 고농도 제형을 내놓으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 고농도 제형은 약물 농도가 짙어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데다, 시트르산염(구연산염)을 제거해 통증 유발 가능성도 낮추는 게 특징이다.
셀트리온은 고농도 제형 개발에 이어 최근 고용량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허가도 추가 획득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한 유플라이마의 용량을 기존 40mg보다 두 배 늘려, 의료 현장 니즈에 맞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유플라이마 80mg 허가로, 환자들에 폭넓은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고농도·고용량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경쟁사인 삼성에피스를 넘어 오리지널 제약사 애브비에도 도전장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지널 의약품 휴미라는 내년 7월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다만 셀트리온이 고용량 휴미라 허가로 얼마나 많은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크론병의 경우 현재 첫 주에(0주차)에 160mg를 처방하고, 2주차에 80mg, 4주차부터 유지요법으로 2주마다 40mg의 용량을 투여하도록 돼있다. 이는 궤양성 대장염 등 다른 질환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환자 및 의료진의 선택의 폭을 넓힐 수는 있지만, 기존 휴미라 시장 점유를 확보할 만한 수요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최근 휴미라 시장이 고농도 제형으로 빠르게 재편되자 오리지널 제약사 애브비도 역시 고농도 제형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삼성에피스도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임랄디', '하드리마'라는 이름으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SB5’를 허가받은 삼성에피스는 고농도 제형을 추가로 개발했다. 기존과 같은 40mg 용량에 농도를 높여 투여 시간을 대폭 줄였다는 설명이다. 삼성에피스는 현재 SB5의 고농도 제형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