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강화, 셀시어스 인출 중단 사태 등 영향
전문가들 "1만달러 선으로 하락할 것"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이번 한 주(13~17일) 비트코인은 긴축에 대한 우려와 '셀시어스 인출 중단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2만달러 선도 위태로워졌다. 비트코인에 투자했던 기업들과 정부도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곧 2만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18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비트코인은 2만달러(약 2588만원) 부근에서 거래됐다. 한 주 전 대비 30% 가까이 급락한 수준이다. 

지난 주말 3만달러 선이 붕괴되더니 이번 주 첫 시작인 13일 오전부터 14일 오전까지 급락했다. 이후 소폭 등락을 거듭하더니 15일 오후  2만246달러까지 내려갔다. 이는 가격이 최고점이던 지난해 11월 6만9044달러 대비 3분의 1토막이 난 수준이다. 16일 소폭 반등하기도 했지만 다시 2만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급격한 하락을 이끈 요인은 지난 주말에 있었던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풀이된다. 5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6%로 집계되면서 당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정점을 통과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긴축 속도를 계속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연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연준은 올해 남은 기간에도 추가로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이에 올해 긴축에 대한 우려는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USD(UST)와 자매 코인 루나의 붕괴에 이어 가상화폐 대출 플랫폼인 셀시어스 네트워크(이하 셀시어스)의 인출 중단이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운 것으로 관측된다. 셀시어스는 13일 블로그를 통해 심각한 시장 환경으로 인해 인출과 계좌 간 이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셀시어스는 그 동안 가상화폐를 예금할 경우 18%대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170만명의 예금자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셀시어스는 덕분에 수십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용했지만, 규제를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비트코인에 투자했던 일부 기업과 정부는 큰 손실을 입었다.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으로 기록한 손실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테슬라도 약 70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시장은 판단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넥슨이 약 825억원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하고 투자해온 엘살바도르는 손실이 불어나면서 재정위기에 빠질 확률이 높아졌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약 646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시장에선 비트코인이 향후 2만달러 선 밑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연이어 나온다.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가상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이 망가지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이 1만 달러까지 추락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 BTCC의 설립자인 바비 리도 "비트코인이 2만달러 선에서 시험을 받다 결국 1만 8000~1만 9000달러 구간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2만달러 지지선이 무너지면 비트코인 청산 포지션이 눈덩이처럼 순식간에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비트코인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은 기업들이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요청)`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미 한 차례 흔들린 가상화폐 시장이 엄청난 수준으로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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