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구안 올스페이스·테라몬트·투아렉·ID.4 등 핵심 차종 출시 연기
ID.4 연 물량 1500대 넘지 않을 듯···판매 갈증 풀기엔 역부족
올해 1~5월 폴크스바겐 판매량 5403대로 볼보 이어 5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폴크스바겐코리아가 올해 출시하기로 알려졌던 모델들이 계속 연기되면서 판매 회복에 난항을 겪고 있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볼보자동차코리아에 4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올해에도 수입차 4강 탈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아테온, 골프, 티구안 올스페이스 가솔린, 투아렉, 테라몬트, 전기차 ID.4 등을 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중 현재 출시한 모델은 아테온, 골프 뿐이며, 연내 출시가 확정된 모델도 ID.4 1종에 불과하다.
폴크스바겐코리아 영업점 등에 따르면 투아렉은 올 7월에서 9월로 내부적으로 출시일이 연기됐으며, ID.4도 당초 상반기 출시에서 7~8월 출시로 미뤄졌다.
폴크스바겐 ‘5T 전략(차명이 T로 시작)’의 마지막 모델인 테라몬트는 연내 출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폴크스바겐은 티록, 티구안, 티구안 올스페이스, 투아렉, 테라몬트로 이어지는 5T 전략을 통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확대해 국내 SUV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혔으며 올해 테라몬트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상반기 출시 예정이던 골프 가솔린 모델도 일정이 지연됐다.
출시 지연과 관련해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문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폴크스바겐코리아 측은 “전반적으로 영향이 있지만, 반도체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면서 “산업 전반적인 불확실성에 따른 여러 영향이 있으며 출시 관련해 적절한 시점을 내부 조율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물량 문제도 있다. 폴크스바겐코리아 첫 전기차로 기대를 모았던 ID.4의 경우 빨라야 7월 출시가 예상되며 연내 물량도 1500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브랜드를 출범한 폴스타가 첫 전기차 폴스타2 판매목표를 4000대로 잡은 것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다.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를 중심으로 테슬라, 벤츠, BMW, 아우디, 볼보, 포르쉐, 폴스타 등이 신차를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는 가운데, 폴크스바겐은 ID.4 출시가 지연되면서 뒤처지는 모양새다.
ID.4의 경우 전기차 5500만원대 아래로 나와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출시 시기가 밀리는 데다 공급량도 많지 않아 폴크스바겐의 판매 갈증을 풀어주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형제차인 아우디 전기차 ‘Q4 e-트론’이 조만간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Q4 e-트론은 ID.4와 마찬가지로 폴크스바겐그룹의 MEB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으며 국내 판매가격은 6000만원대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올해 폴크스바겐이 4위 자리를 되찾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폴크스바겐 판매량은 5403대로, 볼보(5707대)에 밀려 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1만4364대에 그치며 볼보(1만5053대)에 뒤처졌다.
폴크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5년에는 연 3만5778대를 판매하며 벤츠, BMW에 이어 3위를 차지한 바 있으나, 디젤게이트 이후 판매량이 급감하고 수년간 물량 공급·제품 인증 문제와 디젤 중심 라인업 등으로 인해 진통을 겪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이 디젤게이트 이후 유럽에서 디젤차를 팔기 힘들자 한국에 재고떨이용으로 디젤차를 싸게 판매하더니, 정작 핵심 모델인 ID.4는 유럽에 먼저 파느라 한국에 들여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