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3상 진행 중 돌연 2상 회귀
신풍 “오미크론 변이 대응 위한 별개 연구···3상 그대로 진행”
전문가 “이번 2상은 보완적 추가 임상···유효성 재확인 목적”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신풍제약이 다시 2상에 돌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신풍제약이 앞선 임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만큼, 이번 추가 임상으로 결과를 보완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2상 결과에 따라 피라맥스의 상용화 여부에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신풍제약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의 2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식약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이번 2상은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피라맥스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탐색하기 위한 '탐색적 임상'이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약물재창출 방식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앞서 지난해 8월 한국, 영국, 아르헨티나, 칠레 등 다국가 임상 3상에 대한 IND를 승인받았다. 당초 상반기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목표했지만, 대상자 모집에 난항을 겪으면서 상용화 시기가 미뤄졌다. 신풍제약은 오는 8월까지 국내에서 3상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런 상황에서 신풍제약이 다시 2상에 새롭게 착수하면서 업계의 궁금증을 낳았다.

신풍제약의 코로나9 먹는 치료제 개발 현황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신풍제약의 이번 2상 승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앞서 실패했던 유효성 입증을 위한 보완적 성격의 추가 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7월 신풍제약은 피라맥스의 국내 임상 2상 결과 주평가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치료된 환자비율이 목표치보다 크게 밑돌아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지만, 일부 지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중증으로 악화하는 비율을 낮출 가능성이 확인돼 후속 임상을 계속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 2상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확진자 급증으로 토종 코로나19 치료제가 시급했던 터라 추후 3상에서 유의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에서 3상 승인이 났다"며 "약물재창출 방식인 만큼, 이미 확보된 안전성이 3상 승인에 주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기 고려대 약학대 교수는 “당시 신풍제약 2상 결과로는 3상 IND 승인이 어려웠지만, 2상을 추가로 진행해 유효성을 보완하는 게 당시 승인 조건이었을 것"이라며 "품목허가를 위해선 안전성뿐 아니라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반드시 입증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신풍제약은 보완적 임상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달리, 이번 임상은 별개로 진행되는 연구라고 강조했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탐색 임상으로, 현재 진행 중인 3상과는 별개로 이뤄지는 연구”라며 “이밖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번 2상은 경증·중등증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에서 진행된다. 2상 결과에 따라 피라맥스의 상용화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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