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지 흑자폭 20억달러 축소, 본원소득수지 32억5000만달러 적자
한국은행 “외국인 배당금 계절적 요인 커, 5월 흑자 전환할 듯” 밝혀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지난 4월 경상수지가 8000만달러(약 1004억8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물류난으로 석유·원자재 등의 가격이 뛰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크게 줄어들은 영향이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 4월 이후 2년 만의 첫 적자다. 경상수지는 외국과 재화·서비스를 사고파는 경상거래를 집계한 것으로 상품수지·서비스수지·본원소득수지 등으로 구성된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면서 지난 2020년 5월부터 23개월째 이어온 흑자행진이 멈추게 됐다.
우선 경상수지가 적자 전환한 배경에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 축소됐고 지난해 12월말 결산법인의 외국인 배당 지급으로 본원소득수지가 32억5000만달러 적자를 보인 영향이 크다.
특히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4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29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49억5000만달러) 대비 흑자폭이 20억 달러 축소됐다. 수출(589억3000만달러)이 석유제품·반도체 등 호조로 전년 동월 대비 11.2% 늘었지만, 수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559억8000만달러) 증가폭(16.5%)이 더 컸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통관 기준 원자재 수입액은 1년 전보다 37.8%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국내 결산법인이 외국인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60억7000만달러다. 전년 동월(75억1000만달러)과 비교하면 규모는 축소됐지만 지난해 5~12월 평균치인 15억달러정도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운송과 여행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수지는 올해 5억7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운송수지가 17억6000만달러의 흑자를 내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은 11억1000만달러 확대됐다. 운송수지는 수출화물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2020년 7월(1000만달러) 이후 21개월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17억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16억9000만달러 줄면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 중 주식투자는 32억8000만달러 감소해 3개월 연속 줄었고, 채권투자는 16억달러 늘어 지난해 1월 이후 16개월 연속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72억달러 늘면서 2020년 4월 이후 25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 중 주식은 기타금융기관, 개인 등을 중심으로 늘면서 69억5000만달러 증가해 2019년 9월 이후 32개월 연속 늘었다. 채권은 2억6000만달러 늘었다.
다만 한국은행은 4월 경상수지는 외국인 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이 컸다고 분석하며 5월 경상수지는 다시 증가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