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부문 성장 기대와 함께 수익성 확보 둘러싼 업계 우려 교차
신한금융, 시장 경쟁력 확대 위한 역량 강화··파격적인 투자와 인사 단행
기존 진출 업체 적자 지속, 디지털보험 사업성에 대한 회의론 부상
"신한금융만의 특색과 차별화된 매력이 녹아 있는 상품 개발 필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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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신한금융그룹의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카디프손보) 자회사 편입을 두고 비은행부문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수익성 확보를 둘러싼 업계의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카디프손보를 디지털보험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기존 진출한 보험사들도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상황에서 수익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 시장 진출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는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손해보험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사로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그룹사 협업을 바탕으로 생활 밀착형 보험 상품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카디프손보의 유상증자 및 사명변경도 추진할 계획이며 향후 스타트업 등 외부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사업영역이 다각화된 디지털 기반의 손해보험사를 선보일 방침이다.

디지털보험사는 총보험계약 건수와 수입보험료 90% 이상을 전화, 우편, 컴퓨터 등 통신수단을 이용해 모집하는 보험사다. 비대면 온라인 채널 기반으로 2030세대 니즈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카디프손보가 총자산 1300억원, 임직원수 60여명에 불과한 '초소형' 손보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가능한 전략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앞으로 디지털보험 시장 경쟁력 확대에 역량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자체 디지털화를 위한 자금 수혈도 예정된 상태다. 카디프손보는 올해 하반기 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수장 선임도 마무리했다. 앞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을 카디프손보 인수추진단장 겸 사장 후보로 내정했다. 1977년생으로 40대인 강병관 내정자는 포항공대에서 수학·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뉴욕대 수학 석사를 취득했다. 2006년 삼성화재에 입사한 뒤 대외 제휴·투자 전략·전사 경영·리스크 관리 등 업무를 맡았다. 신한금융그룹은 조만간 강병관 내정자를 정식 사장에 선임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처럼 파격적인 투자와 인사 단행에도 불구하고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이미 디지털보험업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사업성에 대한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다.

상품 다양화와 접근성 향상 등으로 인해 디지털보험 시장 자체는 커지고 있지만 낮은 보험료와 짧은 가입기간 때문에 보험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소액·단기보험 중심의 판매가 이뤄져 수익성이 미미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 디지털보험 시장에 진출한 업체는 하나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이 있다. 하나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적자 전환하며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나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6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6억원 손실)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1분기 다시 69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캐롯손해보험은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하며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지난 2019년 한화손해보험 디지털보험 자회사로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은 지난해 4분기 16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순손실은 124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체 채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며 "신한금융만의 특색과 차별화된 매력이 녹아 있는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카디프손보의 디지털손보사 전환을 추진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 설계는 충분히 시간을 놓고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규 상품 등 세부 내용은 정해진 바가 없다"며 "향후 전문적이고 상세한 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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