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팰리세이드와 패밀리룩 이룬 베뉴 신형 사전계약 진행 중
베뉴, 소형 SUV 경쟁 속에서 고전···캐스퍼 등장도 판매량 저하에 영향
“신형 출시하지 않고 단종하거나 전기차로 대체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어”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현대자동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뉴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인도시장에 선공개 되며 국내 출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신차 출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10일 현대차 인도법인 공식 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베뉴 부분변경 모델의 사전계약이 진행 중이다. 신형 베뉴는 전면부 그릴과 헤드램프 디자인 등이 변경되며 팰리세이드와 패밀리룩을 이뤘다. 업계에선 신형 베뉴가 새로운 디자인 특성을 기반으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베뉴의 올해 1~5월 판매량은 3779대에 그쳤다. 월평균 약 756대가 판매된 셈이다. 이는 최근 반도체 수급난을 감안해도 저조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올해 1~5월 베뉴의 판매량은 제네시스를 제외한 현대차 내수 판매량 25만7883대의 약 1% 수준이다.
베뉴의 저조한 국내 판매량과 관련해선 동급 차종에서의 경쟁 과열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소형 SUV 시장은 기아(셀토스, 니로)를 비롯해 르노코리아(XM3), 쌍용차(티볼리), 쉐보레(트레일블레이저) 등 국내 모든 완성차 업체들이 뛰어든 상황이다.
이 중 기아의 셀토스와 니로의 인기가 특히 높은 편이다. 큰 차를 선호하는 특성이 소형차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뉴의 차체는 전장 4040mm, 전폭 1770mm, 전고 1565mm, 축거(휠베이스) 2520mm로 소형 SUV 중에서도 작은 축에 속한다. 셀토스(전장 4375mm, 전폭 1800mm, 전고 1600mm, 축거 2630mm)와 니로(전장 4420mm, 전폭 1825mm, 전고 1545mm, 축거2720mm)가 베뉴보다 크다.
아울러 경차 캐스퍼의 등장도 베뉴의 판매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해치백 형태의 경형차와 달리 SUV 형태로 출시된 캐스퍼는 저렴한 가격과 디자인 장점을 앞세워 베뉴의 입지를 약화하고 있다. 캐스퍼의 판매가격은 1385만원으로 베뉴(1689만원)보다 304만원 저렴하다. 올해 1~5월 캐스퍼의 월평균 판매량은 3760대로 동기간 베뉴의 전체 판매량 3778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러한 이유로 신형 베뉴의 국내 출시와 관련해 현대차 역시 아직까지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베뉴 출시 일정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성 개선은 각 지역의 특색에 맞게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국내 지역 특색을 고려하면 신형 베뉴가 출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현대차 판매 대리점에서도 신형 베뉴 출시에 대해 별다른 말을 전하지 않았다. 대리점 관계자는 “아직까지 통지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신형 베뉴 출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전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인도와 달리 국내서 베뉴는 낮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며 “안 팔리는 차종은 단종하거나 전기차 모델로 대체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베뉴는 작은 차체와 SUV 특성을 앞세워 좁고 험한 도로가 많은 인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베뉴는 올해 1~4월 인도 시장에서 총 3만9201대가 판매되며 전체 판매량 17만6673대의 약 22%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