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메타버스 방향성 ‘카카오 유니버스’ 공개
내년 ‘오픈링크’ 서비스 출시···B2C2C 생태계·‘컬러버스’ 플랫폼도 구현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카카오가 관심사 기반으로 서비스를 연결한 '카카오 유니버스'를 메타버스 사업 목표로 삼는다. 오픈링크로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를 연결하고, 카카오톡이 단순 메신저 외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비목적성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창작자와 이용자 간 B2C2C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카카오 공동체간 협업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 등 다양한 메타버스 환경도 제공할 방침이다.
7일 카카오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의 메타버스 방향과 콘셉트를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남궁훈 카카오 대표와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 권미진 카카오 링크부문장, 정욱 넵툰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남궁 대표는 카카오 메타버스의 방향성을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들이 관심사 기반으로 연결된 '카카오 유니버스'로 정의했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 유니버스는 마블의 개별 히어로가 하나의 세계관으로 뭉치고 정리되고 성장하는 마블스튜디오의 세계관과 닮아있다”며 “카카오는 모든 공동체의 서비스를 하나의 히어로로 보고, 이를 카카오 유니버스라는 관심 기반의 관점으로 묶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 오픈채팅 기반 ‘오픈링크’ 내년 상반기 출시
카카오는 내년 상반기 관심사 중심의 '오픈링크'를 출시한다. 오픈링크는 취미·장소·인물 등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소통하는 서비스로, 카카오톡 오픈채팅 기반으로 제공된다. 카카오 서비스는 물론 카카오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에도 오픈링크와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해 서비스 이용자들이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예컨대 한국 웹툰을 좋아하는 외국인이 카카오웹툰 내 오픈링크에 들어와 국내 팬들과 웹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카카오맵의 특정 장소를 방문한 이용자는 오픈링크에서 해당 장소에 대한 최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카카오는 오픈링크 서비스를 활용해 지인 기반 소통을 넘어 비지인 간의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글로벌 서비스들과 연계해 전세계 사람들이 시공간 제약 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발전시킬 계획이다.
카카오톡 안에서 다양한 즐길 거리를 찾고 재미와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비목적성 커뮤니케이션 요소도 추가한다. 그간 이용자들이 지인 간 소통이란 목적을 갖고 이용해온 카카오톡을 비목적성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단 취지다.
먼저 하반기 카카오톡 프로필을 개편한다. 이용자가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스스로를 다채롭게 표현하고, 나만의 펫을 키울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일방향으로 상태 메시지를 적어두는 것이 아니라 프로필에 방문한 친구들과 이모티콘, 응원메시지, 선물 등 다양한 소통 기능을 통해 교감할 수 있게 된다. 멀티프로필을 업그레이드해 프로필을 통해 ’멀티페르소나‘를 표현하는 기능도 검토 중이다.
◇ 'B2C2C' 생태계 구축···오픈형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도 출시
창작자와 이용자 간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B2C2C 생태계도 구축한다. 이용자들이 제작한 콘텐츠로 경제활동이 가능해지도록 서비스 전반에 수익 모델을 강화한단 구상이다. 이를 통해 오픈채팅방 방장은 구독모델을 적용해 정보 제공에 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브런치에 글을 쓰는 창작자도 콘텐츠로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될 예정이다.
권미진 링크부문장은 “과거의 웹2.0이 이용자의 참여를 독려하는 흐름이었다면 웹3.0은 참여자들의 기여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흐르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이용자가 생산하는 콘텐츠에 대해 수익을 나누는 방법 고민 중”이라며 “이미 글로벌 서비스 중에는 프리미엄 구독뿐만 아니라 기부하기, 멤버십 등 다양한 형태로 수익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수수료율 등은 구체화 되는대로 말하겠다”고 설명했다.
1인 미디어와 미디어 스타트업 등 전문 콘텐츠 생산자를 위한 올인원 콘텐츠 플랫폼(CMS)’도 제공한다. 이를 활용하면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편리하게 생산할 수 있고, 광고·유료·후원·커머스 등 비즈니스 도구를 활용해 수익화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카카오는 공동체와의 협업으로 텍스트 위주의 서비스를 이미지·영상·가상현실 영역까지 확대해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메타버스 환경을 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코지피티(KoGPT)’와 ‘칼로(Karlo)’등 초거대 AI 모델을 바탕으로 ‘상호작용형 AI’와 ‘대화형 AI’ 등 두 가지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상호작용형 AI는 얼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페이스 리타깃팅'과 또 다른 자아를 구현할 수 있는 '뉴럴 렌더링'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해준다.
대화형 AI는 가상 인물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인기 웹툰을 데이터로 주인공의 성격과 가치관, 말투, 뉘앙스를 지닌 AI를 만들고, 사용자는 이를 이용해 웹툰에 나오는 가상 인물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다.
카카오 계열사 넵튠은 오픈형 3D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컬러버스 내에서 이용자들은 동일한 관심사를 갖고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된다. 이용자들은 아이템, 아바타, 랜드 등과 같은 컬러버스 내 콘텐츠를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직접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다. 콘텐츠를 구매한 이용자는 해당 콘텐츠를 재가공해 다시 판매할 수도 있다.
정욱 대표는 “컬러버스에선 이용자에게 서비스 모듈과 함께 빌더를 제공할 것이다. 서비스 모듈은 3D 공간이다. 빌더에선 아이템, 아바타, 랜드와 같은 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수 있다”며 “컬러버스는 제페토, 이프랜드보다 오픈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외부의 3D 에셋이나 오픈 API를 이용해 자신만의 공간을 꾸밀 수 있단 점, 앱 설치 없이 웹스트리밍으로 이용할 수 있단 점, 커뮤니티가 같이 공간을 같이 꾸밀 수 있단 점 등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켓플레이스 운영과 관련해서) 최소한의 판매자 등록제 운영은 필요할 것 같다”며 “창작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되, 표절·저작권 침해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카카오는 번역 시스템 고도화, 글로벌 서비스 지원 등을 기반으로 오픈채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남궁 대표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연결하고 텍스트를 넘어 다양한 멀티미디어로 소통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창작할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카카오가 꿈꾸는 우주통신규약”이라며 “전 세계 1%에 불과한 5000만의 국내 이용자가 아닌 99%의 50억 글로벌 이용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톡을 관심사로 연결해 비지인간에도 소통할 수 있도록 진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