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3사 가계대출 잔액 38조원대 추산
대출조건 유리해 젊은층 중심으로 유입 빨라져···시중은행, 기업대출 활성화 전략 취할 듯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 로고 / 사진=각사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 로고. / 사진=각사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올 해 들어 인터넷은행이 가계대출 잔액을 다섯 달 연속으로 늘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잔액은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이 냉각되면서 고신용자의 대출 수요가 감소한 반면, 생활비 목적 등의 중·저신용자 대출 수요는 꾸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로 고신용자는 시중은행을, 중·저신용자는 인터넷은행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가계대출 잔액은 각각 26조5445억원, 8조4900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 말에 견줘 보면 한 달 새 각각 3100억원, 2881억원이 증가한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기준 토스뱅크 가계대출 잔액은 2조8354억원이었다. 이곳의 가계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매달 평균 약 4000억원씩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5월 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가계대출 잔액은 38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주요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출 조건이 꼽힌다. 인터넷은행은 대출 절차가 간편하고 대출금리가 5대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낮아 경쟁력이 있다는 평을 받는다. 또 젊은 층은 비대면에 익숙해 인터넷은행으로의 유입도 많은 편이다.

실제 이용자수도 증가세를 보인다.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 이용자 수는 1896만명, 케이뱅크는 772만명이었다. 전달 대비 각각 18만명, 10만명이 늘어난 수준이다.

인터넷은행이 올해 들어 여신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점도 성장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올 2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선보인 바 있다. 또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는 개인 사업자 대출을 출시해 기업금융에까지 진출했다. 카카오뱅크는 하반기에 개인사업자 대출 및 전용 수신 상품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주요 시중은행은 텃밭이었던 가계대출 시장을 인터넷은행에게 빼앗기며 입지가 좁아지는 추세다. 주요 시중은행 기준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1조615억원으로, 4월 말보다 1조3302억원 줄었다. 감소폭은 8020억원이던 4월 보다도 더 키웠다.

주택담보대출 통계 중 일부인 전세대출이 지난 2월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주택담보대출은 주택시장의 매수세가 꺾이며 전월 대비 각각 5245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역시 직전달 대비 6613억원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인터넷은행의 성장성을 높게 보면서도 건전성 관리라는 숙제를 잘 해결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긴축 정책으로 금리가 높아지고 경기 부진도 예상되는 상황이니 인터넷은행들이 부실채권에 따른 관리를 잘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주요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수요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점을 기업대출 활성화로 해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 기간 동안 다행히 기업대출은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며 은행들의 원화 대출규모 확대를 이끌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의 1분기 기업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4조7000억원가량 증가했고, KB국민은행도 4조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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