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순매수종목 상위권에 3배 레버리지 ETF인 FNGU·BULZ 입성
TQQQ·SQQQ·SOXL 이어 3배 레버리지 광풍···‘투자 아닌 도박‘ 지적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서학개미들이 기술주에 투자하는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인 FNGU과 BULZ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FNGU와 BULZ는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TQQQ나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SOXL 보다 더 기술주에 편중되어 있고 변동성도 더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 상위 15개 가운데 3배 레버리지 파생상품은 5개에 달한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3배 레버리지 상품은 PROSHARES ULTRAPRO QQQ ETF(티커명 TQQQ)로 4억502만2698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TQQQ는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3배 추종하는 ETF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3배 레버리지 상품은 PROSHARES ULTRAPRO SHORT QQQ ETF(SQQQ)로 지난달 서학개미들의 순매수금액은 3629만6718달러에 달한다. SQQQ는 TQQQ와 반대로 나스닥100지수를 거꾸로 3배 추종하는 ETF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티커명 SOXL) 역시 3029만4843달러 어치를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은 뱅크오브몬트리얼(BMO)이 2018년에 출시한 3배 레버리지 ETN인 BMO MICROSECTORS FANG+ INDEX 3X LEVERAGED ETN(티커명 FNGU)와 BMO MICROSECTORS FANG INNOVATION 3X LEVERAGED ETN(티커명 BULZ) 역시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지난달 서학개미들의 순매수금액은 FNGU가 3045만4435달러, BULZ는 2304만2478달러에 달한다.

FNGU와 BULZ는 ETF가 아닌 ETN이다. 자산운용사가 실제 주식을 보유하는 ETF와 달리 ETN은 증권사가 추종지수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두 ETN 모두 운용보수는 0.95%로 비싼 편이다.

FNGU는 2018년 1월 22일에 상장한 ETN으로 알파벳(구글), 아마존, 애플,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넷플릭스, 엔비디아, 테슬라, 트위터, 알리바바, 바이두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10곳의 주식을 각각 동일한 비율로 투자한다.

BULZ는 FNGU에 있는 중국기업인 알리바바와 바이두를 제외하고 7개 미국 기술주를 더해 총 15개 종목을 동일한 비율로 투자하는 ETN이다. 2021년 8월 17일에 상장했다. FNGU에서 차이나리스크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고안한 ETN인 셈이다. 

FNGU와 BULZ는 TQQQ나 SOXL보다 편입종목 수가 적기에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TQQQ는 100여개, SOXL은 30개 반도체기업을 포트폴리오 담고 있는 반면 FNGU와 BULZ의 편입종목 수는 10개, 15개에 그친다.

서학개미들의 3배 레버리지 집중매수를 놓고 투자보다는 도박에 가깝다는 지적도 그치지 않고 있다. 레버리지 상품은 하락장에서는 손실규모가 커지고 횡보하더라도 ’음의 복리효과‘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손실이 난다.

실제로 지난 5월 한 달 동안 TQQQ는 –15.6%, SOXL은 –3.2%, FNGU는 –21.9%, BULZ는 –19.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락에 베팅하는 3배 레버리지 상품인 SQQQ도 음의 복리효과 때문에 상승률이 3.99%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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