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3사, 중금리대출 비중 전분기 대비 3~7%p 확대
올해 목표치 달성 가능성 높아
일각에선 금리 인상에 따른 부실 위험 확대 우려도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올해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중금리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부실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어 건전성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올해 1분기 말 중금리대출 비중은 모두 전분기 대비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토스뱅크의 중금리대출 비중이 31.4%로 가장 높았으며, 전분기(23.9%) 대비 7.5%포인트 늘었다. 뒤이어 케이뱅크가 20.2%로 지난해 말 16.6%에서 3.6%포인트 증가했으며,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17.0%에서 19.9%로 2.9%포인트 확대됐다.
앞서 지난해 말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대출 영업이 제한되면서 금융당국과 약속한 중금리대출 비중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 말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21.5% ▲케이뱅크 21.5% ▲토스뱅크 34.9% 등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이들이 실제 취급한 중금리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17% ▲케이뱅크 16.6% ▲토스뱅크 23.9% 등으로 3곳 모두 지난해 목표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게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중금리대출 취급 확대를 위해 추진해온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중저신용자 및 씬파일러(Thin Filer·금융이력부족자) 등 기존에 대출 승인이 어려웠던 차주들에 대해 대출 승인율과 대출 한도가 확대되면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도입한 이후 매월 중·저신용대출 비중이 약 1%포인트씩 상승하고 있다”며 “연말 목표인 25%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도 “지속적으로 CSS 고도화를 통해 중금리대출 취급을 확대하고 있어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역시 지난달 30일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35.2%를 달성하면서 올해 1분기 31.4%보다 2개월 새 3.8%포인트 늘어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중신용대출 활성화라는 인터넷은행 본연의 미션 달성을 위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고 건전한 중저신용자들이 금융소비자로서 정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대로 중금리대출의 부실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이 649억원으로 지난해 말(582억원) 대비 11.5% 증가했으며, 케이뱅크도 지난해 말 381억원이었던 고정이하여신이 올해 1분기에는 497억원으로 30.4%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2.5%까지 달할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이 우세하다”며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연말까지 목표치 달성을 위해 계속해서 중금리대출 취급을 늘려갈 텐데 금리 인상에 따른 부실 위험 확대를 감안해 충당금 적립 등 건전성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