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서비스 실적,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우리카드 최대 증가율
DSR 규제 대상에 카드론이 포함돼 풍선 효과로 현금서비스 이용 증가
이용자 대출 리스크 발생 우려···"잠재적 부실 위험 대비 위해 대손충당금 확대"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카드론 규제가 강화되면서 취급액은 줄어들었지만 현금서비스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서비스는 중·저신용자 비중이 커 부실 위험이 비교적 높은 만큼 카드사들이 촉각을 세우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현금서비스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에 이용자 대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 올해 1분기 현금서비스 취급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12조7781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우리카드다. 우리카드의 1분기 현금서비스 취급실적은 전년 동기(1조341억원) 대비 40.1% 증가한 1조4489억원으로 집계됐다.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2조1136억원에서 2조3259억원으로 10.0% 증가했다. 롯데카드는 4.8% 증가한 1조3777억원, 신한카드는 4.4% 증가한 3조284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취급액이 늘어난 이유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대상에 카드론이 포함되면서 풍선 효과로 현금서비스 이용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DSR이란 연간 총부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금융당국은 차주들이 대출받는 업권, 규모 등에 따라 정해진 DSR 비율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현재 카드론에 적용된 DSR 규제는 총대출액이 2억원을 넘으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연 소득의 50%(제2금융권 기준)를 넘을 수 없다. 올해 1분기부터 DSR 규제 대상에 카드론도 포함되고 있다.
당국의 DSR 규제로 영업 환경이 악화되자 카드사들은 수익 방어를 위해 현금서비스 마케팅을 강화했다. 수익성 악화 우려를 타개할 방안책 마련에 나선 셈인데 결과적으로 현금서비스 확대에 한몫한 셈이다. 현금서비스의 경우 저신용자들이 급전이 필요할 때 최후의 보루로 이용하는 고금리 상품이라는 특성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는 마케팅을 자제해왔다.
우리카드는 올해부터 금융할인쿠폰 'Wyse머니'를 새롭게 선보이며 고객 로열티 강화에 나섰다. 'Wyse머니'는 신용판매와 카드론 이용실적에 따라 회원별로 제공되는 할인쿠폰이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과 같은 금융 수수료 상환 시 현금화해 사용할 수 있다. 1머니는 1원으로 계산된다.
롯데카드도 지난 1월 새해 맞이 이벤트로 'LOCA MONEY-단기카드대출' 이용 고객 2022명에게 누적 이용금액에 따라 추첨을 통해 캐시백 혜택을 제공했다. 현금서비스 누적 이용금액이 350원 이상 사용한 고객 1명에게 캐시백 200만원을, 250만원 이상 고객 5명에게 20만원을, 150만원 이상 50명에게 2만원을, 50만원 이상 고객 1966명에게 2000원을 캐시백 혜택으로 제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취약차주의 빚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인식해 현금서비스 마케팅을 자제했다"면서도 "신용판매 전망이 좋지 않고 카드론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수익 보전을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서비스는 대표적인 급전 상품이다. 현금서비스 금리는 평균 연 18∼19%로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근접한다. 한국은행의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이자비용이 늘어나면서 고객 상환 능력과 관련한 잠재 부실위험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상품인 현금서비스는 고객층이 돈을 급하게 빌려 쓰는 사람이 많다 보니 그만큼 부실 위험도 크다"라며 "이전까지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보다 카드론에 집중한 것도 이러한 리스크와 연관이 깊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코로나 대출 만기 종료 등 그 동안 잠재된 부실이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 대비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잠재 부실위험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늘리고 있다"며 "경영환경 및 자산건전성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취약차주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