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열까지 공간 넉넉···풀 플랫 적용해 차박까지 가능
295마력의 힘과 안정적인 승차감···디스플레이 키워 시인성 높여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대를 연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가 4년 만에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돌아왔다. 신형 팰리세이드는 기존 모델의 공간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더 커진 전면부 그릴과 각종 편의·안전사양을 추가해 상품성을 개선했다.
지난달 신형 팰리세이드를 시승했다. 서울에서 출발해 경기도 파주, 포천 등을 오가며 약 200km를 시승했다.
팰리세이드 외관 디자인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크게 바뀌진 않았다. 이날 시승한 모델은 캘리그래피로 전면부는 밝은 크롬 색상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삼각형 무늬의 파라메트릭 실드를 적용해 차체 색상과 대비되며 그릴이 돋보이는 효과를 준다.
커다란 덩치 탓에 자칫 둔해보일 수 있는데 세로형의 날렵한 램프로 균형을 맞췄다. 측면부는 중심에서 밖으로 퍼지는 방사형 모양의 20인치 전용 휠을 탑재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내부 공간은 대형 SUV 답게 충분히 넓었다. 2열과 3열을 접을 경우 풀플랫을 적용해 성인 남성이 누워서 차박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또한 트렁크에 있는 버튼 조작만으로 2열과 3열을 모두 접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3열은 언뜻 봤을 때는 좁아보였지만, 실제로 앉았을 때는 크게 불편함이 없었다. 거기에 3열 등받이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뒤로 젖힐 수 있고, 2열 밑 부분에 발을 넣을 공간도 마련해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도 크게 문제가 없었다.
실내 인테리어는 제네시스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현대차 최상위 SUV라 고급스러운 편이다. 국내서 인기를 끄는 대형 SUV 대부분 미국 브랜드라 그런지, 경쟁 모델들보다는 확실히 고급감이 뛰어났다. 손이 닿는 곳곳에 고급소재로 마감해 만족감이 높았다.
디스플레이는 기존 10.25인치에서 12.3인치로 키워 시인성을 개선했다. 이전에는 대형SUV 치고는 작은 디스플레이라 답답한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디스플레이가 커지면서 조작 편의성이나 시인성 개선은 물론 디자인적으로도 조화를 이룬다.
큰 차라 둔할 것이라는 편견과 다르게 팰리세이드는 중형 SUV급의 날렵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고속도로 주행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니 대형 SUV라는 것을 잊게 할 정도로 가속력을 보여줬다. 팰리세이드는 3.8ℓ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95마력, 최대토크 36.2kg·m의 힘을 발휘한다. 시속 100km를 넘어가니 시트가 허리를 단단히 잡아주면서 고속 주행에도 흔들림을 최소화했다.
승차감과 정숙성도 뛰어나다. 흡음재 두께를 이전보다 키워 실내 정숙성을 확보했으며, 충격 흡수 장치 개선으로 고속주행시 진동을 최소화했다. 방지턱을 빠르게 통과해도 부드럽게 지나갔다. 핸들링감도 대형 SUV치곤 묵직하지 않고 날렵한 느낌이다.
또한 장기간 운전을 하니 자동으로 에르고 모션 시트가 작동해 허리 부분을 마사지해주면서 피로를 풀어줬다.
각종 첨단 주행 보조기능을 탑재해 운전 중 피로감이 덜했다. 고속도로 주행보조2를 적용해 고속도로 운전 중에는 별다른 조작을 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차선을 유지하며 나아갔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도 앞차와의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불안함 없이 주행이 가능했다.
이번 신형 팰리세이드에는 디지털 룸미러를 적용해 대형 SUV의 단점인 후방시야 확보를 개선했다. 대형 SUV의 경우 큰 짐을 싣거나 3열까지 사람이 탔을 경우 후방 시야를 확인하기 어려운데, 디지털 룸미러를 통해 카메라로 후방 시야를 손쉽게 볼 수 있다. 어두운 터널 주행시에도 뚜렷하게 후방 시야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시승하는 동안 햇빛이 강했는데 빛반사가 있어 디지털 화면이 잘 안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대형 SUV라 주차 시 부담이 있었는데 주차 보조 시스템 덕분에 좁은 지역 주차도 큰 문제가 없었다.
대형 SUV의 고질병인 연비는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팰리세이드 공식 연비는 복합기준 9.3km/ℓ이나 이번 시승을 마친 이후 확인한 연비는 7.7km/ℓ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