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두바이투자청, 투자 계열사 재정비
글로벌세아그룹, 인수의향서 제출···건설 분야 사업 확대
두 회사 간 시너지 기대···7월 주식매매계약 목표로 협상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쌍용건설이 7년 만에 새 주인을 맞이할 전망이다. 최대 주주인 두바이투자청(IDC)이 투자 계열사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서면서다. 현재 글로벌세아그룹이 쌍용건설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그룹은 최근 IDC에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입참참여의향서(LOI)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인수 대상은 ICD가 보유한 쌍용건설 지분 99.95%다.
인수에서 나선 글로벌세아그룹은 의류 제조·판매 1위인 세아상역을 중심으로 업계 1위 종합제지업체 ‘태림페이퍼, 글로벌 EPC 전문 기업 ‘세아STX 엔테크’, 친환경 에너지 기업 ‘발맥스기술 등 10여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전세계 10개국에 현지생산법인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 그룹 매출 4조2500억원을 달성했다. 쌍용건설이 보유한 7조원 규모 수주잔고와 글로벌 인지도, 시공 경험∙기술력 등을 활용해 국내외 건설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세아그룹 계열사와 쌍용건설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국내외 오일 및 가스시설, 발전소, 신재생 에너지 EPC 사업에 강점이 있는 세아STX엔테크와 에쓰오일 온산 프로젝트 EPC 경험을 보유한 쌍용건설 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쌍용건설은 친환경 에너지 전문 기업인 발맥스기술과의 제휴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ESG경영 기반의 친환경 건설사로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세아그룹이 진출한 중남미 국가에서 발전·철도·도로 등 인프라 사업과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예상된다.
이번 M&A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ICD 측에서 인수 희망자 측에 쌍용건설의 지속적인 회사 발전을 위한 발전 계획에 증자 계획을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점이다. 현재 글로벌세아 그룹과 ICD는 쌍용건설 발전을 위해 ICD 보유 지분 인수 금액보다 더 큰 유상증자를 실행한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이르면 다음 달을 목표로 주식매매계약을 목표로 세부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다.
쌍용건설은 국내외 토목·건축·주택·플랜트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건설회사다. 한때 시공능력평가 순위 7위까지 기록한 전통의 건설 명가로 꼽힌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와 두바이 ‘에미리트타워호텔’ 등 해외 랜드마크 공사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초고층 빌딩 건설과 해외 건설에 강점을 갖추고 있다. 1998년 쌍용그룹 해체 이후 1999년과 2013년 두 번의 워크아웃을 겪었고, 2015년 중동 국부펀드인 IDC에 인수됐다.
현재 쌍용건설의 경영은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차남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이 맡고 있다. IDC는 회사 경영권을 인수한 후에도 김 회장의 해외 네트워크와 수주 능력을 높이 평가해 계속해서 경영을 맡겼다. 하지만 국부펀드 성격상 지원의 한계가 있어 쌍용건설은 그동안 코로나 등 예기치 못한 외부 위기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 이번 M&A가 성공하면 민간 투자자 품에 안겨 직접투자와 각종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1조4017억원으로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IDC가 인수한 후 2016년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1108억원이 발생했다. 쌍용건설이 어려움을 겪자 IDC는 지난해 말 621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