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금융데이터거래소 등록상품 238건···카드사 중 최다건수
데이터 전문기관 자격 취득 나서
“미래사업 준비 차원”···데이터 사업 중심 수익원 발굴

주요 카드사 금융데이터 거래소 등록상품 현황/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주요 카드사 금융데이터 거래소 등록상품 현황/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카드사 중 유일하게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진출이 막힌 삼성카드가 데이터 거래 및 데이터 전문기관 자격 취득 등에 나서면서 데이터 사업을 중심으로 타개책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31일 금융보안원이 운영하는 금융 부문 데이터 중개 플랫폼인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카드사가 거래소에 등록한 데이터는 총 731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삼성카드의 등록 데이터가 8개 카드사 중 가장 많았다. 전체 카드사 등록 데이터 731건 중 삼성카드의 데이터는 238건으로 3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3월 말까지만 해도 삼성카드의 등록 데이터는 200건 초반에 불과했지만 최근 두 달 사이 데이터 등록건수가 급증하며 240건에 육박했다. 삼성카드의 데이터 등록건수는 금융데이터거래소의 ‘인기 공급기업’ 순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한카드(227건), KB국민카드(131건)보다도 많다.

삼성카드에서 등록한 데이터 중 가장 거래가 활발한 상품은 ‘코로나19 전후 업종별 소비 금액 증감율(2021년 5월)’로 이날까지 59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가장 조회수가 높은 상품은 ‘일별 업종별 카드 매출 트렌드’로 조회수가 1228개에 달했다.

데이터 거래 외에도 데이터 전문기관 지정을 통한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도 분주하다. 삼성카드는 지난 2월 데이터 전문기관 지정을 위한 신청서를 금융감독원에 접수했다. 앞서 삼성카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5가지 신규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바 있는데 데이터 전문기관이 이 중 하나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신용정보법에 따라 기업 간 데이터 결합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으로 기업이 결합을 신청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안전하게 결합한 후 정보 주체를 알아볼 수 없도록 익명·가명 처리해 가공된 정보를 제공한다.

삼성카드가 이처럼 데이터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에 제동이 걸리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삼성카드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은 암 입원 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 지난 4일 삼성생명이 해당 중징계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삼성카드는 최소 1년간 신사업 진출을 위한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연내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현재 8개 전업계 카드사 중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내놓지 못한 카드사는 삼성카드가 유일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미래 사업 준비 차원에서 삼성카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빅데이터, 디지털 역량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신사업을 찾았고 이에 데이터 전문기관 자격 획득을 추진 중”이라며 “데이터 거래소 등재 역시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데이터 상품 개발 및 납품을 통해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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