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車, 지난해부터 내연기관 모델 판매 중단하고 MHEV, PHEV, BEV 모델만 판매
주력 MHEV 모델, 경쟁사 내연기관 모델보다 연비효율 떨어지고 탄소 배출량 높아
PHEV 모델은 실효성 부족해 인기 하락···BEV는 아직 전체 판매량의 5% 그쳐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최근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내연기관 모델 판매를 중단한 볼보자동차가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볼보의 모델들이 실제론 별다른 탄소감축 효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볼보는 올해 1~4월 총 4692대를 판매했다. 3위 아우디(4702대)와 누적 판매량은 차이는 불과 10대다. 지난해 4위 폴크스바겐을 앞지른 데 이어 올해는 국내 수입차 시장 내 3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볼보는 기존 안전성을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웠지만, 지난해부터는 국내 시장에서 내연기관 모델 판매를 중단하며 친환경 이미지까지 구축하고 있다. 볼보는 현재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순수전기차(BEV) 모델만 판매 중이다.

/ 사진=볼보 코리아
/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볼보의 판매 모델들이 실제론 별다른 친환경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요 판매량을 차지하고 있는 MHEV 모델이 웬만한 내연기관 모델보다 낮은 연비효율과 높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볼보의 볼륨모델에 해당하는 준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40’의 복합연비는 10.1km/ℓ,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69g/km다. 동급 차체 중 디젤 연료모델에 해당하는 폴크스바겐 ‘티구안’의 복합연비 15.6km/ℓ, 이산화탄소 배출량 121g/km보다 연비효율은 낮고 탄소 배출량은 높다.

또 다른 주력 모델 ‘XC60’ 역시 복합연비 9.5km/ℓ, 이산화탄소 배출량 180g/km로 탄소 저감에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급에 해당하는 현대차 싼타페 디젤모델의 복합연비는 14.1km/ℓ,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5g/km다.

볼보 MHEV 모델의 낮은 연비효율 및 높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관련해선 가솔린 엔진 기반 특성과 4륜구동 방식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MHEV는 하이브리드 형식을 띠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솔린 엔진의 사용 비중이 크다. 통상 가솔린 모델은 디젤 모델보다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지만, 낮은 연비효율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4륜구동 방식은 2륜구동방식보다 많은 양의 연료를 소비해 연비효율을 낮추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싼타페 가솔린 2.5 터보 AWD(복합연비 9.9km/ℓ, 이산화탄소 배출량 172g/km)’은 2륜구동 디젤모델에 비해 연비효율이 떨어지고 탄소 배출량이 높은 편이다. 

다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볼보의 MHEV 모델이 싼타페 가솔린 모델보다 친환경성이 뒤떨어지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MHEV 모델의 연비효율과 관련해 볼보차코리아 관계자는 “볼보는 어떤 국가에 출시하더라도 통용 가능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연비인증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한 4륜구동 방식에 대해서는 “산악 지형의 스웨덴 지역에선 안전 등의 이유로 4륜구동 기능이 사실상 필수적이다”며 “국내 소비자들 역시 4륜구동 방식을 선호한다는 분석에 맞춰 SUV 모델에 이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볼보의 MHEV 모델과 관련해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가 동력 전달에 보조적인 기능만 수행하기 때문에 무늬만 하이브리드인 경우가 많다”며 “풀하이브리드(HEV)에 비해 연비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디젤모델과의 친환경성 비교에 대해서는 “디젤모델이 연비효율이 높다고 하더라도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아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이 보다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HEV 모델은 실효성에 대해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PHEV 모델과 관련해선 열악한 전기차 충전시설과 완속충전밖에 이용할 수 없다는 특징이 단점으로 거론된다. 이러한 단점은 PHEV 운전자들로 하여금 전기 배터리 충전 없이 가솔린 엔진만을 이용해 주행하는 상황을 유발한다. 이 경우 엔진과 모터를 모두 탑재한 PHEV는 높은 공차중량으로 인해 연비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XC60 PHEV 모델의 공차중량은 2155kg로 MHEV 모델의 공차중량 1980kg보다 175kg 무겁다.

PHEV의 단점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지적되며 최근엔 국내서 인기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올해 1~4월 PHEV 판매량은 532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0% 감소했다. 볼보 역시 지난해 1~4월 1423대에 이르던 PHEV 모델 판매량이 올해는 450대로 줄었다. 최근 반도체 수급난을 감안하더라도 감소폭이 큰 편이다.

물론 볼보는 올해 초 순수전기차 ‘C40 리차지’ 및 ‘XC40 리차지’를 출시하며 친환경 흐름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BEV의 판매 비중은 전체 판매량의 5% 수준으로 저조한 편이다. 볼보는 오는 2025년까지 전체 판매 모델의 절반을 전동화 모델로 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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